비전 프로, 넷플·스포티파이 빠진 빈껍데기? MR 빅뱅?

IT조선 변인호 기자 2024. 1. 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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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1월 19일 사전 판매에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넷플릭스·스포티파이 등 비전 프로를 위한 인기 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MR 콘텐츠 업계는 비전 프로 사전 판매 실적을 두고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봤다.

애플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홈 화면. / 애플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월 2일 정식 출시 예정인 애플 비전 프로는 사전 판매에서 시장 전망치 6만~8만대를 두 배 이상 넘은 16만~18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비전 프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인기 앱의 비전 프로 전용 버전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는다.

하지만 실감형 콘텐츠 제작 업계는 비전 프로 출시로 분위기가 고무적이라고 봤다. 단지 비전 프로 출시 당시 탑재되는 200개쯤의 앱이 메타 퀘스트(구 오큘러스 퀘스트) 첫 출시 당시 탑재 앱 50개쯤보다 많기 때문은 아니다.

업계는 비전 프로라는 헤드셋(HMD) 자체 성능과 애플의 생태계 조성 능력을 이유로 꼽는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공간 컴퓨터’라는 이름을 붙인 제품이다. 비전 프로는 문자 그대로 현실 세계에 가상 데이터를 덧씌우는 비디오 시스루(See Through)를 기반으로 혼합현실(MR)을 구현한다.

이는 한층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데다 상호작용할 수 있는 콘텐츠 범위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에어팟 등에 적용한 공간음향 기술도 비전 프로에 적용된다. 비전 프로는 600~650g에 배터리 2시간쯤의 성능임에도 기존에 체험하기 힘든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영상 플랫폼은 TV나 스마트폰 등 그냥 있는 기기로 보면 되는데 굳이 무거운 HMD를 쓰고 볼 필요가 없다”며 “비전 프로는 나왔고 비전 프로를 착용해야만 볼 수 있는 콘텐츠 개발 수요가 늘어난다면 그 자체로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애플은 비전 프로를 발표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하겠다며 ‘앨리샤 키스의 리허설룸’, 존 파브르 감독의 ‘공룡을 만나다’ 등을 예로 들었다.

앨리샤 키스는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드’에서 상을 15회 받은 싱어송라이터다. 앨리샤 키스의 리허설룸은 그래미 수상자가 음악을 만드는 리허설 과정을 가상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공룡을 만나다는 영화 ‘아이언맨’을 연출한 파브르 감독이 이용자가 자신의 공간에서 거대한 3차원 공룡과의 상호작용을 구현한 콘텐츠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콘서트 같은 기존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비전 프로를 통해 더 확장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앨리샤 키스의 리허설룸처럼 애플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면서 실감형 콘텐츠 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전체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AI 기반 확장현실(XR)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드는 엔터테크 기업 아리아스튜디오의 채수응 대표 역시 비전 프로 출시를 긍정적으로 봤다. 채 대표는 “애플 비전 프로는 콘텐츠 상호작용이 가능한 영역을 확대해 시장 트렌드에 맞는 인터랙티브·소셜 콘텐츠 경험을 향상할 수 있다”며 “올해 3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같은 여러 테크·콘텐츠 관련 행사에서 비전 프로로 구현할 수 있는 신기한 콘텐츠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전 프로는 시각화, 음향효과 같은 기술 발전만 있는 게 아니라 현실에 가상을 덧씌우는 시스루(see-through) 같은 기술로 콘텐츠 소비자인 이용자의 생활 패턴까지 고려한 기기다”라며 “비전 프로가 아이폰 출시 당시처럼 처음에는 호평을 받지 못해도 시장을 길들여 애플 생태계로 편입시키는 애플의 전략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T조선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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