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미스트롯3'VS'현역가왕', 1% 시청률 경쟁보다 중요한 공생
'미스트롯3'과 '현역가왕', 방송사 간 트롯 대전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시청률 1%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간 성적표를 받아 든 양 방송사들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화제성 올리기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 노련함이 무기, 글로벌 트로트 노리는 '현역가왕'
지난해 초 TV조선과 MBN이 각각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으로 시작한 트로트 오디션 예능 대전. 연말에 이르러 '미스트롯3'과 '현역가왕'으로 이어졌다.
'현역가왕'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한일 트로트 가왕전'에 나갈 대한민국 대표 최정상급 여성 현 트로트 가수 TOP7을 뽑는다는 취지의 '현역가왕'은,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제작한 서혜진 PD가 TV조선 퇴사 후 독립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신인 발굴에 방점을 둔 '미스트롯3'과 달리 현역 가수들의 왕중왕전을 주요 콘셉트로 내세웠다. 유수의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거치며 실력이 이미 검증된 유명 트로트 가수(전유진, 김다현 등)는 물론 10년차 이상의 가수들(강소리, 김양, 박혜신, 반가희 등)과 트로트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발라드 가수 린까지, 화제성을 무기로 '미스트롯3'에 맞서겠다는 포부다.
화제성이 시청률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1회 시청률 6.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한 '현역가왕'은 준결승전이 시작된 지난 23일에는 15.2%를 기록하며 8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 신선함이 무기, 신인 발굴 적극적인 '미스트롯3'
이와 맞서는 '미스트롯3'은 약 한 달 뒤 방송을 시작했다. '미스터트롯'을 시작으로 안방에 제2의 트로트 열풍을 불러일으킨 '미스(터)트롯' 시리즈. 비록 방송을 늦게 시작했으나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세워 고정 시청자층을 꽉 잡고 가겠다는 모양새다.
무기는 신선함이다. '세상을 꺾고 뒤집어라'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새로운 참가자들의 도전의식을 고양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련함과 익숙함을 내세운 '현역가왕'과 달리 여러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시그니처 컬러를 빨간색에서 '바비 핑크'로 바꾸는가 하면, 본선 도전자 수를 줄이고 평균 연령대를 더 낮추는 등 새로움을 강조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마스터(심사위원) 은혁은 제작발표회 당시 "트롯 걸그룹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는 등 변화에 적극적인 '미스트롯3'이다.
해산물 유튜버 수빙수, 아이돌 오디션 '방과후 설렘' 참가자였던 오유진 등 화제의 참가자들로 시청 연령층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고정 시청층이 이탈하지 않은, 1회부터 굳건했던 16%의 시청률은 5회가 방송된 지금까지 변함없이 유지 중이다.
◆ 임영웅·송가인이 키운 트로트판, 경쟁 좇다 공멸 위기
양 방송사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청률 1%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어느 프로그램에게 '승리' 타이틀을 달기 어려운 상황. 무엇보다 타깃 시청층이 고정적인 트로트 프로그램의 특성상, 방송 요일이 다른 두 프로그램을 동시에 보는 시청자들이 있다는 점도 이유가 된다.
시청률 경쟁에 주력하기보다는 트로트 예능의 파이를 키워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스터트롯1'의 최고 시청률 35.7%, '미스트롯2' 32.9%, '미스터트롯2' 24.0%를 뒤돌아보면 시즌을 거듭할수록 하락하는 화제성과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예측할 수 있다. 임영웅, 송가인 이후 대형 트로트 스타의 탄생 역시 요원하다. 파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트로트 오디션 흥행 이후 지상파, 종편을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 제작됐던 유사 포맷의 프로그램들에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장르의 화제성에만 기생, 의존하는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 탓에 트로트의 인기가 '미스터트롯' 흥행 이전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현역가왕'과 '미스트롯3'은 이같은 한계와 위기를 잘 알고, 나름 각자의 방식과 기획의도대로 트롯판을 키우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역가왕'은 한일 가왕전에 나설 글로벌 스타 탄생을 목표로 확장성에 주력하고 있고, '미스트롯3'은 신인 발굴에 포커싱을 두고 새로운 시청층 유입에 힘쓰고 있다.
iMBC 백승훈 | 사진 iMBC DB | 사진제공 MBN,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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