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릭백만 1시간' 38세 노장은 왜 기꺼이 세리머니 연습에 나섰나... "이런 질문을 받은 적 있다"
백전노장 신영석(38·한국전력)이 최신 유행인 슬릭백 세리머니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올스타전의 주인공이 됐다.
신영석은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기자단 투표 총 31표 중 14표(레오 9표, 임성진 2표, 한선수, 마테이, 임동혁 각 1표, 기권 3표)를 받아 MVP에 등극했다. 그에 앞서 총 31표 중 19표(바야르사이한 6표, 한태준 2표, 박경민 1표, 기권 3표)를 받아 올스타 세리머니 MVP에도 뽑혀 겹경사를 맞았다.
2008~2009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드림식스(현 우리카드)에 지명돼 V리그에 발을 디딘 후 12번의 올스타전에 참가했지만, MVP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스타 세리머니 상은 2010~2011시즌, 2022~2023시즌 이후 3번째였다.
신영석은 올스타 MVP 공식 기자회견에서 "생각지도 못했다. 당연히 레오(OK금융그룹)가 받을 줄 알고 축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올스타 MVP는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팬분들께 감사드리고 이 힘을 받아 봄 배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생각보다 늘어난 취소표 탓에 아쉽게 매진에는 실패한 올스타전이었다. 그러나 역대 올스타전 관중 수 5위로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고 6120명의 관중은 선수들과 함께 즐겼다. 신영석은 최고참에 해당하는 나이임에도 팬들 앞에서 망가지길 주저하지 않았다. 올스타전에 앞서 인터뷰에 나선 그는 "4년 연속 올스타에서 1등으로 선택받은 남자 신영석입니다"라고 하더니 "올스타전은 정신줄 놓고 하는 게 중요하다. 오늘(27일)도 한 번 제대로 놀아보겠다"고 말해 삼산체육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슬릭백 세리머니는 신호탄이었다. 득점 후 노래에 맞춰 선수들의 춤이 이어지는 단조로운 패턴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영석은 슬릭백으로 코트 반 바퀴를 돌며 퍼포먼스의 범위를 넓혔다. 이후 남자부 선수들도 조금씩 거침없는 세리머니를 보여줬고 여자부 경기에서 정점을 찍었다. 신영석은 "2주 정도 준비했다. 팬분들이 이것저것 원하셨는데 그 중에 슬릭백이 있었다. 생각보다 잘 춰서 나도 놀랐다. 1시간 정도 연습했는데 내게 이런 재능이 있는지 몰랐다"고 웃었다.
슬릭백 세리머니를 위해 기꺼이 1시간을 투자한 데에는 팬들을 위한 마음에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신영석은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출신으로서 오랜 국제대회 부진이 최근 V리그 남자부 흥행에도 영향을 미친 것에 안타까워하는 대표적인 선수였다. 4년 연속 남자부 팬 투표 1위로 올스타전에 참여하면서 어떤 때에는 남자부다운 빠르고 파워풀한 경기를, 어떤 때에는 여자부 선수들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노력을 기울인 그다.
그러나 노력과 별개로 한국 남자배구는 아직 국제대회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962년 자카르타 대회(5위) 이후 61년 만에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그 탓에 신영석은 "왜 배구를 보러 가야 하냐"는 가슴 아픈 말까지 들어야 했다. 신영석은 "저번 배구 대표팀에서 팬분들에게 실망을 많이 끼친 건 사실"이라면서도 "오늘 어린 선수들이 많이 뽑혀서 자신의 끼를 보여줬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 남자배구를 이끌 선수들이다. 팬분들이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많이 응원해 주신다면 다시 올림픽을 향한 꿈도 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치열한 경쟁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올 시즌 V리그 남자부는 절대강자가 없다. 1위 우리카드(15승 9패·승점 44)부터 6위 현대캐피탈(9승 15패·승점 32)까지 12점 차밖에 나지 않아 어느 팀이든 남은 두 라운드 결과에 따라 봄배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신영석의 소속팀 5위 한국전력(13승 11패·승점 37) 역시 마찬가지다.
신영석은 "개인적으론 정말 재미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 선수들은 스트레스받고 힘들겠지만 팬들은 흥미로울 것이다. 여자배구가 인기가 더 좋고 우리가 많이 밀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이 노력해서 남자배구도 재밌다는 걸 느끼실 수 있도록 봄배구에서 멋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물론 한국전력은 무조건 봄 배구에 간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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