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맨 vs 외부 인사…차기 포스코 회장 누가 될까
'공대 출신 엔지니어' vs '경영·재무통'…31일 5명 안팎 심층면접자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 5명 안팎이 오는 31일 공개되는 가운데 누가 앞으로 포스코를 맡아 국가기간 철강 산업을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재계 안팎에서는 그간의 관례대로 정통 포스코맨 출신의 내부·퇴직자(OB) 그룹에서 차기 수장이 나오거나, 예외적으로 포스코 밖 외부 인사가 깜짝 발탁될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내부 5명, 외부 7명으로 구성된 회장 후보 '숏 리스트'를 지난 24일 확정했다.
후추위는 숏 리스트 명단을 철저히 비공개에 부쳤지만, 재계에서는 전·현직 포스코 출신 인사들과 전직 장관, 외부 기업인들을 망라한 십수명의 하마평이 돌고 있다.
우선 전·현직 '포스코맨'이 결국 포스코 수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4대 김만제 회장을 제외하면 과거 포스코 회장은 모두 포스코 출신이었다.
이는 포스코가 민영기업이긴 하지만, '국민기업' 포항제철을 뿌리에 둔 것과 맞물려 있다. 포항제철은 조상들의 피와 눈물이 묻어 있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일으킨 기업이다.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포항제철 1기 설비를 건설하면서 "실패하면 모두 '우향우'해 영일만에 빠져 죽자"고 의지를 다졌던 일화는 아직도 그룹 내 회자되면서 '포스코 정신'의 근간으로 꼽힌다.
게다가 철강은 자동차, 조선, 가전, 건설 등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기간 산업인 데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포스코 실적의 65%가 철강에서 나온 만큼 '철강 전문가'가 차기 회장으로 적합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포스코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정통 포스코맨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지만, 포스코의 본질은 철강회사"라며 "철강을 잘 아는 포스코 출신이어야 내부 혁신 동력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포스코맨 중에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등이 거론된다.
전직 포스코 출신으로는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사장, 조청명 전 포스코플랜텍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오르내린다.
다만 현직 내부 인사 중 일부는 지난해 사외이사들을 동반한 '캐나다 호화 출장'과 관련해 경찰 수사 중인 상황이다. 이번 수사가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소재 기업으로 변신한 글로벌 기업인 만큼 외부 인사가 그룹을 이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맥락에서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전 부회장과 함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이는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을 갖춰가며 과감한 변신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가 변화와 혁신을 이끌기에는 더 적합하다는 시각과 맞닿아 있다.
아울러 역대 포스코 회장 중 가장 많았던 '공대 출신 엔지니어' 그룹과 현 최정우 회장과 같은 '경영·재무통' 그룹 중 어느 쪽이 차기 회장에 낙점될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대 정명식 회장(서울대 토목공학과), 5대 유상부 회장(서울대 토목공학과), 6대 이구택 회장(서울대 금속공학과), 7대 정준양 회장(서울대 공업교육학과), 8대 권오준 회장(서울대 금속공학과) 등이 모두 공대 출신이다.
2대 황경로 회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4대 김만제 회장은 경제기획원 장관 겸 부총리이자 정치인이었다.
황경로·김만제 회장을 제외하면 민영화 이후에는 최정우 회장(부산대 경제학과)이 경영·재무통으로서 그룹 수장에 오른 첫 사례였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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