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급감·적자전환' 위기의 제지업계...선거 있는 올해는 반등할까

지영호 기자 2024. 1.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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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계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28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2조728억원에 영업이익 286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펄프가격 인하로 단가하락이 이어졌고 소비 감소에 따른 패키징 부문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산업용지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최악의 한해를 보낸 지난해의 기저효과로 올해는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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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계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급등한 펄프가격은 다소 안정화됐지만 원달러 강세와 원·부재료 비용 증가, 전기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제조원가가 계속 상승한 탓이다. 올해는 가격인상 효과와 4월 총선 수요 확대로 부진한 실적을 반등시킬지 주목된다.

28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2조728억원에 영업이익 286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6.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0.9%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1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자회사 문경에스코와 한솔에코패키징을 포함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이익 감소를 다소 상쇄했지만 전년비 6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제지도 지난해 매출 7129억원에 영업이익 135억원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대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7%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8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풍제지 역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매출은 21.7% 감소한 825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29억원, 당기순이익은 -50억원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아직 잠정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무림페이퍼 역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3.9% 감소해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제지업계는 경기침체와 고금리, 유가와 전력비용 상승 등으로 제조원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산업용지의 경쟁 심화와 종이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개별 기업에도 악재가 겹쳤다. 한솔제지는 2022년 말 장항공장이 폭설 피해를 입어 가동라인이 5개월 중단된 타격이 컸고, 주가조작에 휘말린 영풍제지는 주력사업인 표면종이 원지의 판가 하락 여파가 컸다.

하지만 올해는 부진한 실적을 일부 만회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단행한 단가인상 효과가 1분기부터 제대로 반영되는 까닭이다. 제지업계는 12월부터 인쇄용지, 고급인쇄용지, 벽지·식품지 등에 대해 기준가(고시가) 대비 인쇄용지 할인율을 5~8%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게다가 올해 열리는 총선은 투표용지와 선거벽보, 대자보 등 인쇄용지 등의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예정돼 있어 수출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모바일 홍보방식이 늘면서 '총선 특수'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문제는 지난해 6월부터 다시 오르고 있는 펄프가격이다. 미국 남부산 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톤당 1000달러 넘게 치솟았다가 지난해 6월 600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2월 785달러까지 오르면서 다시 제지업계의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펄프를 생산하는 무림P&P를 계열사로 둔 무림페이퍼를 제외하면 펄프가격의 변동이 올해 실적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펄프가격 인하로 단가하락이 이어졌고 소비 감소에 따른 패키징 부문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산업용지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최악의 한해를 보낸 지난해의 기저효과로 올해는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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