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해볼까"…신촌서 알바하다가 아디다스 모델로 '대박'

"직원이 써보고 추천"…임플로이언서 마케팅 각광
이랜드 폴더크루, 직원이 직접 착용한 패션 광고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도…
솔직한 후기에 제품 매출 20배 늘고 완판돼

이랜드그룹에서 진행하는 ‘아디다스 핸드볼 스페지알 스니커즈 캠페인’에 참여한 폴더 매장 직원. 사진=이랜드그룹 제공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신발 편집숍 폴더(Folder)의 서울 신촌점에서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일하는 이시은 씨. '코시'라는 예명으로 댄서 활동도 하는 이씨는 매장에서 알바를 하다가 아디다스 모델이 됐다. 이랜드그룹에서 진행하는 '아디다스 핸드볼 스페지알 스니커즈 캠페인'을 통해서다. 최신 유행에 빠르고 스타일이 좋은 이씨가 모자나 신발 등 제품을 직접 착용하고 판매를 할 때마다 이씨 모습을 보고 따라 구매를 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이 점을 눈여겨 본 매장 측이 그룹에 추천해 캠페인 모델이 된 것이다.

전국 33개 폴더 매장에선 350여명의 판매사원이 일한다. 이들은 폴더크루로 불리는데 물건만 팔지 않는다. 100개에 가까운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채널에서 '핫 아이템'을 알리는 마케터 역할도 한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이들 중 일부를 선발해 광고 모델로도 활용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이 활발한 판매사원들이 광고 모델이자 인스타그램·페이스북·틱톡 등 SNS 홍보맨이 되는 것이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재직 중인 임직원이 제품을 직접 홍보하는 '임플로이언서' 마케팅이 활발하다. 임플로이언서란 직원을 뜻하는 '임플로이(employee)'와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합성어다. 임플로이언서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고 직원의 전문성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직원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사 상품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솔직하게 제공해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랜드그룹에서 진행하는 ‘아디다스 핸드볼 스페지알 스니커즈 캠페인’에 참여한 폴더 매장 직원. 사진=이랜드그룹 제공

28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폴더도 관련 매출이 크게 신장하는 등 임플로이언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이씨처럼 이랜드 직원인 폴더크루들이 직접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아디다스 핸드볼 스페지알 제품을 알린 스니커즈 캠페인 이후 폴더 플랫폼에서 아디다스 매출(지난 12~18일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했다.

직원들이 유튜버로 나선 경우도 있다. LF는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를 통해 홍보팀 막내 직원이 임직원 패션 아이템을 소개하는 '어디거예요?' 콘텐트를 제작하고 있다. 기획과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은 20대 초·중반 직원의 아이디어로만 운영한다. 

특히 패션 회사 직원들의 일상 패션을 소개하는 '어디 거예요?' 콘텐츠와 직원들의 한 주간 출근룩을 요일별로 짧게 소개하는 영상인 쇼츠(shorts)의 인기가 높다. 이 채널에서 최고 조회수를 올린 콘텐츠는 '패션 회사 직원들은 무슨 지갑 들고 다녀요?' 쇼츠인데 무려 조회수 388만회와 '좋아요' 3만3000개를 기록 중이다.

LF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 콘텐츠. 사진=유튜브 캡처

이 쇼츠 영상에서 LF 직원이 점심시간에 가볍게 착용하는 제품으로 소개한 닥스의 '블랙 DD로고 소가죽 미니 크로스백'은 영상 조회수가 크게 늘면서 열흘 만에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는 핫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현재까지 누적 매출 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중순에 업로드된 '패션 회사 직원들은 어떤 가방 들고 다녀요?' 쇼츠(조회수 74만회)에서 LF 직원이 출근 복장과 함께 소개한 가방 '아떼 바네사브루노 백팩'은 직후 매출이 약 20배 급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세사패TV' '8초TV' '알꽁티비' 채널들의 구독자가 10만명 이상을 돌파하며 실버 버튼을 받았다. SSF샵 공식 유튜브 채널 세사패TV는 구독자가 15만명에 육박한다. 세사패TV의 인기 영상 중 하나인 '소개띵'은 스타일과 장바구니로 상대방을 유추하는 블라인드 소개팅 콘텐츠다. 패션과 소개팅을 결합한 이색 콘텐츠로 구독자를 사로잡았다. 조회수는 9만9000여회다. 임직원들이 출연해 서로의 취미를 배워보고 스타일링을 공유하는 콘텐츠 '방과후패피'도 인기 콘텐츠로 꼽힌다. 

이 같은 직원 창작 콘텐츠는 제품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지닌 직원이 제작해 신뢰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자사 상품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솔직하게 제공해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분석. 마케팅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직원의 상품 후기가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나오는 광고보다 친근하고 믿을 만하다고 여긴다”며 “입소문만 잘 타면 매출이 크게 증대하는 경우도 있어 비용 대비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