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told] 클롭 작별 예고→제라드 후임 거론...그러다가 램파드 꼴 난다
제라드, 알론소 등 후임 감독으로 거론
[포포투=가동민]
아직 스티븐 제라드 감독은 리버풀에 부임하기에 이르다. 감독으로서 더 증명하고 와야 팬들도 반길 것이다.
리버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위르겐 클롭 감독이 2023-24시즌이 끝나면 자신의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알렸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클롭 감독은 리버풀의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클롭 감독은 도르트문트 시절 압박 축구로 두각을 나타냈다.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았고 브렌던 로저스 감독의 후임으로 2015-16시즌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았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녹였다. 공을 빼앗겼을 때 강도 높은 압박, 빠른 공수 전환으로 리버풀은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클롭 감독이 오면서 리버풀은 암흑기에서 벗어났다. 리버풀의 마지막 우승은 2011-12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이었다.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올랐고 다음 시즌 리버풀의 오랜 숙원이었던 프리미어리그(PL)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 우승은 리버풀 역사상 첫 PL 우승이었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과 함께 강팀으로 거듭났다. UCL 진출에 실패한 시즌도 많았다. 하지만 클롭 감독이 제대로 첫 시즌을 보낸 2016-17시즌부터 6시즌 연속으로 UCL에 나갔다. 지난 시즌에는 5위를 기록하며 UEFA 유로파리그(EUL)로 향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 시즌 다시 팀을 정비하며 현재 승점 48점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클롭 감독이 사임을 예고하면서 후임 감독으로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 알 이티파크의 스티븐 제라드 감독 등이 거론됐다. 두 감독 모두 리버풀에서 선수 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제라드 감독이 리버풀에 오기에는 아직 이르다.
제라드는 리버풀의 상징과도 같다. 리버풀 유스를 거쳐 리버풀에서 데뷔했고 선수 시절 말년에 LA 갤럭시로 향하기 전까지 리버풀에서만 몸담았던 선수다. 제라드는 어린 나이에 리버풀의 주장이 됐다. 제라드는 좋은 킥을 구사하며 중원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직접 흔들기도 했다.
비록 PL 우승 트로피를 들지는 못했지만 제라드는 리버풀에서 영광스러운 순간은 많이 맞았다. FA컵 2회, EFL컵 3회, UCL 우승 1회 등을 차지했다. 리버풀이 2004-05시즌 UCL 결승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이스탄불의 기적을 만들 때 리버풀의 첫 골을 기록하며 기적의 신호탄을 쐈다.
제라드는 2014-15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났다. LA 갤럭시로 이적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입성했다. 제라드는 LA 갤럭시에서 2시즌을 소화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제라드는 리버풀 원클럽맨으로 남진 않았지만 리버풀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레전드로 남게 됐다.
제라드는 선수 생활을 마치고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리버풀 아카데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레인저스에 부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레인저스에서 2020-21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라이벌 셀틱을 꺾었다. 제라드는 당연히 PFA 스코틀랜드 올해의 감독에 선정됐다. 제라드 감독은 레인저스 팬들에게 많은 신임을 보였지만 2021-22시즌 중도에 아스톤 빌라로 팀을 옮겼다.
빌라는 성적 부진으로 딘 스미스 감독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제라드 감독을 선택한 것. 제라드 감독은 처음으로 PL에서 감독 생활을 하게 됐다. 첫 시즌에는 좋았다. 부임 당시 17위였던 빌라를 이끌고 7위까지 올려놓으며 성공적인 PL 데뷔를 해냈다.
문제는 지난 시즌이었다. 빌라는 개막 후 12라운드까지 2승 3무 6패를 기록했고 제라드 감독은 경질됐다. 이후 알 이티파크에 부임했지만 알 이티파크에서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알 이티파크는 조던 헨더슨, 데마라이 그레이,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등을 품었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현재 승점 25점으로 8위에 머물러 있다. 1위 알 힐랄은 승점 53점이다.
지금 상황에서 클롭 감독의 후임으로 리버풀에 오게 되면 프랭크 램파드 감독과 같은 전처를 밟을 수도 있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이 강팀으로 만들어 놨다. 하지만 지난 시즌 PL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제라드 감독이 리버풀의 감독으로 오면 리버풀은 다시 암흑기를 걸을지도 모른다.
제라드 감독은 중앙 지향적인 색깔의 축구를 보여줬다. 중원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적 우위를 통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드는 플레이을 자주 보여줬다. 스코틀랜드와 PL 첫 시즌에는 통했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상대방에게 읽히고 있다. 제라드 감독은 위기 대처 능력에서는 강점을 드러내지 못했고 결국 부진에 빠졌다.
제라드 감독은 감독으로서 좋은 전술로 명성을 쌓은 뒤 리버풀에 부임하는 것이 서로에게도 좋을 것이다. 첼시의 레전드인 램파드 감독도 급하게 첼시에 오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램파드는 첼시에서 2020-21시즌 경질됐고 지난 시즌 소방수로 왔지만 상황을 바꾸지 못하며 슬픈 이별을 했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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