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많이 수입하는 제품에서 보이는 '3대 취약점' [차이나는 중국]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중국은 수입 규모도 어마하다. 지난해 2조5568억달러(약 3400조원)어치 상품을 수입했다. 참고로 무역흑자는 8232억달러(약 1100조원)를 기록했다.
중국의 수입 품목을 살펴보면 중국 경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의 3대 수입 품목은 반도체, 원유, 철광석으로 각각 전자부품, 에너지, 원자재를 대표한다. 이 3가지 품목은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경제를 운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품목인 동시에 자급이 불가능한 품목이다.
중국이 반도체, 원유, 철광석 수입에 쏟아부은 돈은 막대하다. 지난해 중국은 3494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와 3375억달러어치의 원유를 수입했다. 철광석 수입금액도 1340억 달러에 달했다.
반도체를 아직 자급하지 못하는 중국이 반도체 수입물량과 수입금액이 모두 큰 폭 감소한 건 의아한 대목이다. 미국의 무역 제재로 엔비디아로부터 A100·H100 등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자 암시장을 통해 해당 반도체를 확보하면서 반도체 밀수 시장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2022년 미국 상무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AI 반도체를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이 제한된 A800·H800을 개발해 중국에 수출했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A800·H800 등 저사양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도 금지했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금액은 2014년 2176억달러에서 2021년 4324억달러로 7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나는 등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다가 2022년 4132억달러, 2023년 3494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반도체 수출금액은 약 1300억~1500억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반도체 한 품목에서만 무역적자가 2000억달러를 초과한다. 2021년에는 사상 최대규모인 2786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무역적자는 2134억달러로 줄었지만 A100·H100 등 AI 반도체 밀수를 고려하면 적자 규모가 수백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반도체 수입금액이 2014년 이미 2176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수입이 급증하자 중국은 일찍부터 반도체 자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6월 반도체 산업 육성의 청사진 '국가반도체산업 발전추진요강'을 발표한 후 같은 해 9월 1387억위안(25조원) 규모의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이하 빅펀드) 1기'를 설립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2019년 10월 2041억위안(36조7400억원) 규모의 '빅펀드 2기'를 출범시켰으며 규모가 3000억위안으로 확대된 '빅펀드 3기'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억달러가 넘는 무역적자 감소를 위해서나 향후 국가경쟁력을 결정할 AI 등 첨단기술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서나 중국에게 반도체 자립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원유 수입물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수입금액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큰 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서방국가의 대 러시아 제재와 가격 상한제 조치로 가격이 하락한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한 것도 수입금액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중국의 원유 수입금액은 2016년 1165억달러에서 2023년 3375억달러로 약 3배로 늘었다. 중국에게 원유는 수입 금액도 중요하지만 수입량이 더 중요하다. 지난해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5억6399만t으로 사상 최대다.
반면 지난해 중국의 원유 생산량은 전년 대비 2% 늘어난 2억891만t에 불과했다. 지난해 중국이 사용한 원유는 7억7290만t. 매년 거의 8억t에 달하는 원유를 태워야 경제가 돌아가는데 수입 의존도가 70%가 넘는다는 건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다. 만에 하나 원유 수입이 끊긴다면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경제활동은 '올스톱'된다. 중국 원유 소비 중 차량 등 교통수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7%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인 것도 원유 소비를 고려하면 이해가 쉽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자동차 보유량은 무려 3억3600만대다. 이중 2041만대가 전기차로 비중은 약 6%에 불과하다.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정성을 위해서는 기름을 태우면서 돌아다니는 3억1600만대의 내연기관차를 어떻게든 전기차로 바꿔서 비산업용 원유 소비를 줄여야 한다.
호주가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호주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가인 영향이 크다. 중국은 전체 철광석 수입의 60% 이상을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지난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은 호주와의 외교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 회복에 나섰다.
이처럼 반도체, 원유, 철광석은 수출대국 중국이 지난해 합계 8209억달러(약 1092조원)어치를 수입한 품목으로 중국 경제에서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해 반도체, 원유, 철광석 등 3개 품목이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한 비중은 각각 13.7%, 13.2%, 5.2%로 3개 품목을 합하면 32.1%에 달한다.
반도체, 원유, 철광석 3인방은 중국 경제의 취약점이기 때문에 중국은 해당 품목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경제 정책을 끊임없이 펼쳐갈 전망이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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