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인간 역할 대신하는 만능 팔

김창성 기자 2024. 1. 2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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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新 산업혁명 아이콘 '로봇'①] 청소하고 음료 만들며 영역 확대… 미래 경제 중추 각광

[편집자주]치솟는 인건비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우리 일상 곳곳에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집안 청소와 반려동물 돌봄이를 비롯해 카페에서 음료를 만들고 식당에서는 음식을 고객 자리까지 나르며 인간이 하던 일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로봇 산업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전망도 많아 국가 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인간의 할 일이 줄고 안전 문제 등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글 쓰는 순서
①일상의 인간 역할 대신하는 만능 팔
②알아서 척척… 미래 경제 발전 이끌 폭발적인 잠재력
③'터미네이터'는 안돼… '인류 위한 로봇'의 '사람 역할' 중요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그동안은 사람이 음료를 주문받고 제조해서 손님에게 전달했지만 이제는 이를 로봇이 대신하는 세상이 왔다. 흔히 우리가 "이모"라고 부르는 종업원이 음식을 나르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식당도 늘며 점차 우리 일상에 로봇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비서 업무에 칵테일까지 만들어


우리 일상에 점차 로봇 활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10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로보월드 2022'에서 관람객들이 치킨 조리 로봇을 살펴보던 모습. /사진 뉴시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4'에서도 로봇이 전시장 곳곳을 달궜다.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일상의 인공지능(AI) 동반자로 불리는 '볼리'를 선보였다. 볼리는 공 모양의 이른바 '비서로봇'이다.

삼성전자가 CES 2024 미디어 컨퍼런스를 통해 공개한 제품이며 CES 2020에서 초기화 모델을 선보인 이후 4년 만에 상용화 수준까지 기술의 진보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볼리는 삼성전자가 로봇에 생성형 AI를 도입한 첫 사례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등장이 로봇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앞당겼다고 확신한다.

현대자동차 부스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 번에 최대 23㎏까지 들 수 있는 스트레치는 부드럽고 역동적인 물류 운반 시연을 선보였다.

CES 2022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등장했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도 함께 했다.

미국 뉴욕소방국(FDNY)은 현지 소방당국 최초로 로봇개 스팟을 사람이 진입하기 힘든 특수 환경의 화재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대당 7만5000달러(약 9100만원)에 2대를 구매한 바 있다.
각 산업 영역에 로봇이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가 CES 2024에서 선보였던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 /사진=현대차그룹
CES 2024 전시장을 누비던 순찰로봇도 주목받았다. 이 로봇은 성인 남성의 허리와 허벅지 사이 정도의 덩치이며 바퀴 4개가 달린 AI 로봇이다. 보안용 폐쇄회로(CC)TV를 장착한 이 로봇은 CES 2024 전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상 상황을 탐지했다.

보안 기업 SK쉴더스와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함께 개발한 이 순찰로봇은 기존 순찰로봇보다 덩치가 작아 기동력이 향상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AI로 표정을 분석해 그에 맞는 칵테일을 제공하는 바텐더 로봇 '믹스마스터 무디'는 두산로보틱스가 CES 2024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CES 2024 당시 두산 부스를 방문해 로봇 팔로 흔들어 만들어낸 칵테일을 직접 시음하기도 했다.


미래 유망산업 주목… 글로벌 시장 규모 2026년 99조


장애인·치매환자를 위한 돌봄로봇, 1인 가구를 위한 반려로봇 등 일상생활까지 침투한 로봇의 영역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CES 2024에 등장한 로봇 말고도 의사의 수술을 돕는 의료용 로봇이나 치킨을 튀기는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각 분야 기업들도 고강도·고위험 산업현장 곳곳에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하며 적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로봇의 활약은 방위산업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국내외 방산 업체들은 로봇을 활용해 미래 전력 강화를 꾀한다. 사람을 투입하기에 위험 부담이 큰 작전 지역에서 로봇을 활용해 군 병력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람이 해내기 힘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각 산업 영역에 로봇이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사진은 CES 2024 두산그룹 부스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음료 제조 로봇이 만든 칵테일을 시음하던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정찰 업무를 담당하는 다족(多足) 보행 로봇이나 소형 무인항공기(드론)은 이미 다양한 군 작전 지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2월 미국 방산로봇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1877억3200만원에 인수하며 4족보행로봇을 활용한 국내외 방산시장 진출에 나선 바 있다.

일상은 물론 각 산업 분야에 폭넓게 로봇 적용 사례가 늘고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로봇산업은 더욱 고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332억달러(약 44조4000억원)였던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 741억달러(약 98조2000억원)로 연평균 17.4%씩 성장할 것으로 봤다.

정부도 글로벌 로봇 산업 흐름에 맞춰 산업 고도화를 위한 규제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로봇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첨단로봇 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로봇 산업과 관련된 4대 핵심 분야(모빌리티, 세이프티, 협업·보조, 인프라) 중심의 개선 과제도 도출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00억원 규모의 국가로봇 테스트필드 사업도 진행해 앞으로 5년 동안 로봇 실증평가 기반도 조성할 방침이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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