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킹메이커 VS 흑막선거 협잡꾼…‘네거티브의 달인’ 로저 스톤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2024. 1. 28. 06: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 혐오 즐기는 트럼프의 44년 지기
노련한 선거 승리 지상주의자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로저 스톤. 사진=AFP·연합뉴스



‘사악한 변호사’, ‘정치공작의 달인’, ‘최첨단 밉상’

부정적이고 거친 별명을 들어도 개의치 않을뿐더러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멘털 갑’의 인물이 있다. 간교한 프레임 정치에 능한 로저 스톤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허위정보가 필요하고 돈과 네거티브 전략으로 누구든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스톤은 ‘트럼프의 남자’로도 불리고 있다.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고 믿는 스톤의 정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킹메이커 로저 스톤’(Get Me Roger Stone·2017)을 보면 무정한 정치세계를 실감하게 된다.

다큐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모한 행동과 비상식적인 말이 계산된 정치 전략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이끌어낸 음지의 선거 승부사 스톤이 펼치는 희대의 선거전략의 민낯을 볼 수 있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 선거에서도 얼마나 추잡한 부정적인 마타도어가 난무하는지, 자신의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선거 승리만을 생각하는 집착과 처절함 등이 무보정으로 드러난다.

리처드 닉슨부터 로널드 레이건, 도널드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10번의 공화당 대선 캠페인에 참여한 노련한 선거 승리 지상주의자 스톤은 저서 ‘2016년 대통령 탄생(The Making of the President 2016)’을 집필한 바 있다.

트럼프의 캠페인이 국민적 분위기를 어떻게 활용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승리를 이뤘는지를 밝히기도 한 로저 스톤을 이미지 브랜딩 차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7월 로저 스톤을 특별 감형하자 ‘FREE ROGER STONE’이라고 적힌 검은색 마스크와 티셔츠를 입고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A(Appearance)
 독특한 개성과 정치적 신념을 화려한 패션정치로 전략적 활용


자신의 등 중앙에 닉슨의 얼굴을 문신한 스톤은 독특한 패션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그의 스타일 감각은 뛰어난 편이지만 무난함을 거부하는 과한 화려함이나 특색 있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칼라 끝이 뾰족한 피크드 라펠의 더블브레스트 정장에 간격이 매우 넓은 스트라이프 패턴 재킷 그리고 미국 국기 색상의 넥타이나 트럼프와 관련된 로고가 있는 등 평범하지 않은 극적인 패턴의 넥타이를 즐겨 매는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인 성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하는 데 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톤의 형기를 감형해 사실상 사면해 줄 당시 ‘FREE ROGER STONE’이라고 적힌 검은색 마스크와 티셔츠 등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드레스 셔츠는 칼라 간격이 매우 넓고 작은 와이드 스프레드 셔츠를 자주 입는데 칼라의 각도가 180도에 가깝게 넓어서 가슴 주위의 볼륨감이 느껴지고 얼굴이 더 드라마틱하게 작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포켓치프는 일반적 높이보다 과장될 정도로 많이 보이도록 연출하는 특징이 있다. 작은 라운드 형태의 선글라스 및 골드 톤의 액세서리를 선호하고 화려한 목걸이나 반지, 골드 컬러의 안경 등을 통해 그의 스타일에 독특함을 강화한다.

전반적으로 스톤의 패션 스타일은 그가 퍼블릭이나 미디어 앞에 나서면서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그의 외모는 그의 유니크한 개성과 정치적 신념을 교묘하게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B(Behavior)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더러운 사기꾼’ 평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결정으로 감옥행을 피하게 된 스톤은 자신을 공격한 좌파를 조롱하는 의미로 춤을 추는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업로드했다.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와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략하기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폭행 루머를 퍼뜨렸고 ‘힐러리를 가둬라(Lock Her Up)’ 캠페인을 주도하며 개인 이메일로 중요한 안보 메일을 주고받아 국가안보를 위험하게 한 힐러리를 감옥에 가두자고 여론을 선동한 것도 스톤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016년 대선은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 스톤이 바로 그 중심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톤은 저서에 어떻게 힐러리 클린턴의 약점을 파악하고 공략했는지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해진다. 스톤은 사업가였던 트럼프에게서 치열한 대선에서 승리할 만한 대통령의 자질을 발견한 후 트럼프에게 끊임없이 정치 입문 러브콜을 보냈고 트럼프는 결국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스톤은 트럼프가 개혁당 후보 등록 검토위원회를 조직, 몇 달간 유세 활동을 벌였던 2000년 대선 당시부터 선거 전략을 총지휘했다. “아무것도 인정하지 마라, 죄다 부인하라, 역습하라”는 ‘스톤의 법칙들’ 중 하나일 만큼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그의 태도는 ‘더러운 사기꾼’이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손

제스처가 역동적이고 자세나 태도가 거만해 보일 정도로 당당하며 상대를 제압하는 악수를 하는 트럼프에 비해 비교적 점잖게 하는 편으로 분석된다.

로저 스톤이 2021년 1월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C(Communication)
 혐오를 즐기는 남자, 타깃 유권자를 교활하게 활용


“나는 당신들의 그 혐오를 즐긴다. 만약 내가 눈에 띄지 않았더라면 나를 싫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넷플릭스 다큐 ‘킹메이커 로저 스톤’을 보고 비난을 쏟아낼 시청자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대한 스톤의 답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선 참모인 스톤이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흑인 진행자에게 ‘검둥이(Negro)’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스톤은 폭스뉴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자신의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논쟁을 벌이다가 “나는 정말 이 검둥이랑 논쟁하고 싶지 않다”고 중얼거렸다.

진행자는 인종차별적 욕을 한 게 아니냐고 질문했고 스톤은 정색하며 “나는 하지 않았다. 당신 제정신이냐”며 오히려 진행자를 공격했다.

트럼프의 강성 지지층인 남부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중서부 산업 황폐화 지역의 ‘성난 백인 남자들’은 X(옛 트위터) 메시지나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더 열광한다며 타깃 유권자층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교활하게 활용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괴팍하고 직설적인 스톤의 화법이 정치적으로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는 판단하에 전략적으로 강화했다고 분석된다.

 

 트럼프 승리 견인한 정치 전략가

2020년 당시 대선을 몇 주 앞두고 친트럼프 정치 공작원 스톤이 두 명의 유명한 하원 민주당 의원 암살을 논의하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조사하고 있다는 CNN 보도가 최근 있었다. 스톤은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 의사당 폭동을 앞두고 폭력적인 발언을 한 혐의로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스톤은 워싱턴 흑막정치의 전설인 정치 컨설턴트로 트럼프에게 조언하며 선거 운동 기간 막후에서 승리를 안겨준 ‘킹메이커’로 알려져 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재선 캠프에 참여한 것으로 시작해 정치 뒷무대에서 모략과 선동으로 선거 게임의 룰을 위법으로 뒤흔들었다고 전해진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특검팀이 스톤을 허위 진술과 증인 매수, 공무집행 방해 등의 정치 공작 혐의로 기소,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의 사면 결정을 내리면서 스톤은 자유의 몸이 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 배후에서 온갖 추악한 정치적 책략을 동원해 결국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체인저 스톤은 이미지 브랜딩 차원에서 ‘비열한 흑막선거의 협잡꾼’ 일까, 아니면 ‘비상한 킹메이커’일까.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