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봉 1억 넘는 5대 은행, '돈잔치' 비판 속 성과급 줄였다
결혼·출산지원금 등 복리후생 개선…복리후생비 1년 전보다 16% 증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주요 은행들이 최근 타결된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규모를 전년보다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지만,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돈을 벌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요 은행의 임직원 평균연봉이 모두 1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줄어든 성과급도 통상임금이나 기본급의 200%대에 달했다.
5대 은행, 호실적에도 성과급 축소…통상임금·기본급의 200%대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모두 이달 중 2023년 임단협을 타결했다.
5개 은행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0%로 결정됐다.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p) 낮아진 수준이다.
경영 성과급도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5대 은행 중 가장 늦게 임단협 협상을 진행한 하나은행은 이익 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달 말 200%를 선지급하고, 4월 말 80%(우리사주 50% 포함)를 주는 형식이다.
올해 현금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는 하지만, 2022년 임단협에서 이익 연동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50%를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과급 규모가 줄었다는 게 하나은행 측 설명이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성과급 지급률을 앞서 확정했다.
국민은행은 통상임금의 2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2022년 임단협에서 통상임금의 280%에 더해 현금 340만원까지 얹어주던 데서 후퇴했다.
신한은행(기본급 361%→기본급 281%)과 NH농협은행(통상임금의 400%+200만원→통상임금의 200%+300만원)도 전년보다 성과급을 줄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본급의 180%대에서 잠정 합의했으나 정확한 규모를 확정 짓지 못했다. 역시 1년 전 기본급의 292.6%를 지급했던 것보다는 조건이 나빠졌다.
지난해 은행권은 고금리 덕에 이자 이익이 늘면서 역대급 실적을 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익은 약 11조3천282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10조759억원)보다 12.4% 증가했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약 28조6천920억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약 26조3천804억원)보다 8.8% 늘었다.
역대급 실적에도 직원 성과급을 줄인 것은, 고금리 시기 은행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상생 요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대출 연체율 상승 등 위험 관리 필요성 등도 고려됐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임직원 복리후생 개선…작년 복리후생비 1년 전보다 16% 늘어
은행들은 2023년 임단협에서 성과급을 줄였지만, 결혼지원금·출산 경조금 등 임직원 복리후생을 개선했다.
하나은행은 만 35세 이상 미혼 직원에게 결혼장려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출산 경조금 역시 첫째와 둘째 모두 80만원씩에서 각각 100만원, 200만원으로 올렸으며 셋째(150만원→300만원)와 넷째(200만원→400만원)도 상향했다.
국민은행도 자녀 출산축의금을 증액했다. 둘째는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셋째 이상은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오른다. 입양 역시 현재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미취학 자녀 교육비도 둘째의 경우 월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셋째 이상은 월 20만원에서 월 25만원으로 올렸다.
우리은행은 사원 연금 제도에 대한 회사 지원금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증액했다.
아울러 재고용을 조건으로 한 육아 퇴직과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하고, 본인 결혼 축하금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였다.
신한은행은 우리사주 의무 매입을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원격지 발령 직원들에게는 교통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장기 근속자를 위한 안식 휴가를 확대하고, 건강검진 대상자에 본인 부모를 추가했으며,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와 2시간짜리 '반의 반차' 휴가를 신설했다.
5대 은행은 이미 자녀 학자금 지원, 휴가 숙박 지원, 가족 의료·건강지원비 혜택 등 임직원에게 다양한 복지혜택을 주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9월 5대 은행의 복리후생비 지급 규모는 약 3천244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천795억원)보다 1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 평균 역시 379만원에서 444만원으로 올랐다.
이러한 증가세를 고려하면 지난해 전체 임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 평균은 2022년(57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5대 은행의 임직원 1인당 평균 소득은 1억1천6만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이 1억1천485만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1억1천369만원), 신한은행(1억1천78만원), NH농협은행(1억622만원), 우리은행(1억476만원) 순이었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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