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SK하이닉스 깜짝 실적에 누그러진 우려… 주요 기업 성적 발표 계속
美서 MS·알파벳·애플 등도 실적 공개
지난주(22~26일)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22일 2472.74에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26일 2478.56에 장을 마쳤다. 소폭 상승했으나 직전 주에 깨진 2500포인트선을 회복하진 못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국내 2차전지 관련 종목 주가가 흘러내리면서 증시의 추가 강세가 제한됐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의 합산 시가총액은 38조1359억원으로 고점인 지난해 7월 25일(79조6138억원)보다 41조4779원 줄었다. 전기차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에코프로 그룹주도 작년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부진한 실적마저 공개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테슬라는 작년 4분기에 매출액 25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3% 늘어났지만, 시장 전망치인 256억달러엔 못 미치는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8.2%로 지난해 같은 기간(1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테슬라는 올해 매출 성장도 현저히 둔화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2차전지 관련주도 당분간 힘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며 “경쟁 심화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도 지속 중”이라고 했다.
반도체 영역에선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적자 우려를 씻어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4분기 실적 발표는 빅 배스(부실 요소 일거 반영), 해외 재고자산 평가손실 반영 등으로 (예상치 대비 실제치) 달성률 측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현재 시점에서 보면 코스피 상장사의 4분기 실적 발표는 당초보단 우려를 줄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대기업과 미국 주요 기업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29일 S-Oil, 30일 삼성SDI, 31일 삼성전자·LG화학·삼성전기, 2월 1일 SK이노베이션, 2일 하나금융지주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 기업 실적 발표는 30일 MS·알파벳·AMD·화이자·스타벅스·GM, 31일 노보노디스크·마스터카드·퀄컴·보잉, 2월 1일 애플·아마존, 2일 엑슨모빌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한편 내달 1일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열린다. 시장에선 연준이 올해 첫 FOMC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외신에 따르면 쉬프린 골드만삭스 글로벌 트레이딩 전략 책임자는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준이 올해 3월부터 총 4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조정 여부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건 은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BTFP)이다. BTFP는 연준이 최대 1년간 금융사에 대출을 지원해주는 자금 조달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을 계기로 출범했다. 연준이 발표한 BTFP 종료 시점은 오는 3월 11일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BTFP가 완전히 종료되면 소규모 지역 은행은 잠시 소동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연준이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에 시스템 혼란을 방치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투자자들은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업계와 유관기관 대상 간담회를 개최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가치 상상을 유도하는 게 프로그램의 골자인데, 세부 내용은 다음 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책의 실효성은 주식시장 자금 형성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개인 투자자의 세제 혜택 등 메리트가 제공될 필요가 있고, 상장사의 자율적인 공시는 가치주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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