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T1 성적 부진에 욕하고 싸움까지”→전원 재계약 비화(아형)[어제TV]

서유나 2024. 1. 2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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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아는 형님’ 캡처
JTBC ‘아는 형님’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팀 T1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1월 27일 방송된 JTBC 예능 '아는 형님'(이하 '아형') 418회에서는 월드클래스 e스포츠팀 'T1'의 제우스, 오너, 페이커, 구마유시, 케리아가 형님 학교로 전학을 왔다.

이날 형님들은 7년 만에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냥 우승이 아니라 서사까지 함께한 우승이라 더욱 감격스럽다 밝힌 T1의 찐팬 김희철은 "원래 T1이 최강팀이었는데 부진한 것도 있고 위기가 많이 찾아왔다"고 지난 7년을 되짚었다.

구마유시는 침체기 당시 분위기가 어땠냐는 질문에 "5명이 뭉치기 전 10명이 있었다. 주전 경쟁을 해 나온 게 이 팀이다. 처음 이 팀이 됐을 땐 전승 우승을 하면서 분위기가 좋았다. 그 다음부터 준우승만 하니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았다"고 회상했다. 페이커는 "2022, 2023년 말까지 대회에서 8번 중 7번을 결승전을 갔는데 거의 5, 6번은 준우승을 했다"고 아쉬웠던 결과들을 덧붙여 전했다.

특히 김희철의 기억에 남는 건 2022년 롤드컵. 당시 DRX가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와 함께 우승을 차지하면서 준우승팀 T1은 조연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DRX에서 T1으로 이적했던 케리아는 전 동료들의 우승을 지켜보며 오열을 했다.

케리아는 울면서 무슨 생각을 했냐는 물음에 "결승에서 만났는데 같이 뛰던 선수가 두 명이 있었다. 지고나서 '쟤네가 먼저 우승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답변, 이후 전 동료들이 놀렸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놀리지 않았고 끝나고 악수하고 포옹을 하는데 그때 더 슬펐다"고 털어놓았다.

이수근은 결승에서 지면 팀 내 분위기가 더 서먹해지고 안 좋을 것 같다고 짐작했다. 페이커는 "나는 경험이 많아서 괜찮은데 다른 선수들이 괜찮을까 싶어서 서로 얘기도 많이 하고 약간 싸우기도 많이 했다"고 고백했고, 오너는 보통 어떻게 싸우냐는 물음에 "그냥 다같이 모여서 '너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좋게 말한다. 욕도 뭐 할 때도 있고, 싸워야 더 친해지고 발전한다"고 솔직히 밝혔다.

김희철에 의하면 원딜 구마유시와 서포터 케리아는 '애인같은 포지션'이었다. 그런만큼 구마유시에게는 케리아에게 서운한 점이 없냐는 질문이 향했고, 구마유시는 케리아의 말투를 언급했다. "눈을 안 마주치고 얘기하거나 말투가 공격적인 경우"라고. 케리아는 게임을 하느라 화면을 보면서 말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런 가운데 케리아에게 가장 심한 피드백을 받은 건 구마유시보다는 페이커라는 제보가 이어졌다. 케리아는 "뭐라 한 건 아니고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했지만 페이커는 "뭐라했지"라고 토로, "준우승을 많이 해서 다들 예민해 엄청 싸웠다. 게임 토론하면 케리아랑 많이 얘기를 해서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페이커는 팀 내 든든한 존재였다. 팔꿈치 부상으로 페이커 대신 다른 선수가 출전하며 연패의 기록을 쓰던 T1 선수들이 페이커가 돌아온 뒤 표정이 풀려 미소짓는 극명한 대비 사진이 공개되자 서장훈은 "형이고 든든한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엄청나다"고 팀스포츠를 해 본 입장에서 공감했다.

페이커는 자신이 없는 동안 연달아 패하는 팀을 보고 '내가 없으니까 개판이구만'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냐는 형님들의 질문에 "처음 졌을 때는 웃으면서 봤는데 그다음 계속 지니까 마음이 별로 안 좋더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가장 힘들었을 수 있는 시기 선수들의 마음가짐이었다. 2023 롤드컵 당시 중국팀의 강세로 4강 진출팀 중 한국팀은 오직 T1 하나뿐이었다. 중국팀 세 팀을 꺾어야 우승을 하는 국가대항전 같은 상황, 심지어 T1은 4강전에서 유력한 우승후보 'JDG'(징동)을 만났다.

부담이 됐을 것 같다는 말에 제우스는 "우리가 떨어지면 중국팀만 남으니 다들 긴장을 많이 하더라. '슬슬 등장해볼까' 선글라스를 끼고 입장하며 오히려 즐겼다. 자신 있었다"고 말했고, 오너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우리가 다 이기고 올라가면 너무 멋진 스토리라 기대감이 많았다"고 밝혔다.

케리아는 "되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승만 하면 좋은 결과물이 만들어지겠다 싶었다"면서 "혹시 졌을 때도 앞에 한국팀 다 떨어져 욕을 분산돼 먹으니까 오히려 좋다. 여유 있었다"는 솔직한 속내도 밝혔다. 페이커 또한 "그 팀을 상대로 경기하는 것 자체를 기대했고 상황에 상관없이 경기를 재밌게 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하며 월드클래스다운 면모를 드러내 놀라움을 자아냈다.

형님들은 이들이 전부 재계약을 한 것을 축하하며 더 높은 연봉을 제안도 들어왔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특히 이진호는 페이커가 중국에서 연봉 245억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는 기사를 언급했고 페이커는 "나는 사실 (T1과) 장기계약을 맺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오너 또한 T1과 장기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제우스는 MVP를 탄 분위기를 몰아 "한번 돌아볼까 하고 돌아왔는데 그래도 남고 싶었다"며 재계약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구마유시는 "나는 원래 T1 충성도가 높아 (이적은) 생각 안 했다"고, 케리아는 "다른 팀에서 돈을 더 준다고 하고 조건이 좋아도 T1에 남는 게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재계약 속내를 솔직히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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