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 모범수였다” 19살 때 누나 동거남 살해하고 100년형 받았던 앤드류 서, 30년 만에 조기출소

현화영 2024. 1. 28.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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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3년 미국 한인사회를 뒤흔든 비극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시카고에서 누나의 동거남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은 앤드류 서(50·한국 이름 서승모)씨 얘기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서씨는 항소심에서 80년형으로 감형됐고 이후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이어오다 최근 30년 만에 조기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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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국 한인사회 충격으로 뒤흔든 살인 사건
50대 중년 남성 돼 교도소 앞에서 두부 먹으며 출소
“누나 가스라이팅 희생양” 다큐 영화 ’하우스 오브 서’ 조명
1993년 미국 시카고에서 발생한 ‘오두베인 살인 사건’의 범인이자 최근 30년 만에 조기 출소한 앤드류 서(50)씨. 영화 <하우스 오브 서>의 한 장면.
 
지난 1993년 미국 한인사회를 뒤흔든 비극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시카고에서 누나의 동거남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은 앤드류 서(50·한국 이름 서승모)씨 얘기다. 그의 이야기는 2010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를 통해 재조명된 바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서씨는 항소심에서 80년형으로 감형됐고 이후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이어오다 최근 30년 만에 조기 출소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서씨는 이달 26일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 교도소에서 ‘모범수 감형 특혜’를 받고 풀려났다. 출소날 오전 9시45분쯤 교도소 앞에는 그의 출소를 기뻐하는 시카고 한인교회 교인들과 변호사 등이 모여들었고, 서씨에게 ‘두부’를 건넸다.

시카고트리뷴은 “출소한 사람에게 두부를 주는 한국 관습은 ‘지난 30년 동안의 부정적인 것들을 씻어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씨는 이 매체에 “30년 만인 이 순간, 이 감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 앞으로 정말 잘할 것이라 약속한다”라고 감격에 찬 소감을 밝혔다.

서씨는 지난해 3월 수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모범수들에게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보안등급이 낮은 교도소로 이감돼 조기 출소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리고 이달 24일이 돼서야 조기 출소 가능 여부에 대해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당시 페이스북에 “조만간 여러분에게 ‘빅 뉴스’를 전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알렸다.

서씨의 변호사는 “서씨의 30년 수감 생활은 완벽(만점)에 가까울 만큼 모범적이었다”면서 “남은 형량에 대한 감형 요청을 카운티 검찰이 수용한 것”이라고 조기 출소 배경을 설명했다.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서울에서 출생한 서씨는 1976년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트 사이드로 이민했다. 아버지는 1985년 암으로 숨졌고, 어머니 역시 그로부터 2년 뒤 자신이 운영하던 세탁소에서 강도에 의해 살해당했다.

서씨는 19세였던 1993년 9월25일 시카고 벅타운의 가정집에서 누나 캐서린(현재 나이 54)의 동거남이던 로버트 오두베인(사망 당시 31세)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2년 후인 1995년 징역 100년형을 선고 받았다. 서씨는 체포된 후 혐의를 시인했다.

미 검찰은 당시 서씨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로 된 생명 보험금 25만달러(한화 약 3억3000만원)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서씨는 항소심 끝에 80년형으로 감형됐다.

그러나 서씨는 누나의 사주를 받고 오두베인을 살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모를 잃고 가족이라고는 누나밖에 남지 않았던 서씨는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그는 엄마가 남긴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나를) 학대한다”라는 누나 캐서린의 말만 믿고 오두베인을 살해할 결심은 했다.

2010년 개봉한 영화 <하우스 오브 서>에서 서씨는 “오두베인을 죽이는 것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7년 후인 2017년 시카고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누나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하게 됐다”면서 “누나는 80만 달러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서씨 어머니 사망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서씨의 누나 캐서린은 재판을 앞두고 하와이 호놀룰루로 도주했다가 1996년 3월 현지 연방수사국(FBI)에 자수,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서씨는 교도소 내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해 교사 자격증을 딴 것으로 전해졌다. 출소 후 그는 지역 사회 청소년 교육자 등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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