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14만명이 돌아섰다”…할인전에도 힘 못 쓰는 제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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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이면 차라리 해외를 가죠."
A씨는 "항공권과 렌터카부터 너무 비쌌다. 기껏 찾아간 렌터카 업체는 쌀쌀맞았고, 식당은 비쌌다.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며 "작년에 오사카를 한 차례 다녀왔으니 올해 여름이나 가을께 일본 소도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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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차례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는 2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여름에도 일본으로 건너가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제주를 방문했던 그에게 제주를 다시 찾을 의향은 없는지 묻자 이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항공권과 렌터카부터 너무 비쌌다. 기껏 찾아간 렌터카 업체는 쌀쌀맞았고, 식당은 비쌌다.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며 “작년에 오사카를 한 차례 다녀왔으니 올해 여름이나 가을께 일본 소도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팬데믹 기간 급부상했던 제주가 ‘바가지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찾아오면서 표면적으로는 준수한 성과를 냈지만, 내국인 방문객 수가 100만명 넘게 감소했다. 수요가 크게 줄었는데 중장기 전망도 어둡다는 평가다.
27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내외국인) 수는 1337만529명을 기록했다. 직전 해(1388만9502명)보다 3.7% 줄었다. 연간 외국인 방문객 수가 8만6444명에서 70만9350명으로 720.6% 급등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표면적으로는 호황이지만, 내막은 그렇지 않다. 연간 내국인 방문객 수는 1380만3058명에서 1266만1179명으로 114만명 넘게 감소했다. 2022년 내국인 관광객 수가 제주 관광이 본격화된 1962년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긴 하나, 심상치 않은 감소 폭이다.
여행업계에서는 지난 2022년 10월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사증 면제) 입국과 개인 자유 여행을 허용한 뒤로 일본을 비롯한 해외여행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 기간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였던 제주가 순식간에 선택지 밖으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도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주요 항공사들이 속속 국제선을 다시 늘리면서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대양주 노선이 모두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고물가 기조에도 여행 수요 자체는 꺾이지 않았는데 제주로 향하려는 수요만 줄었다는 신호다.
팬데믹 기간 제주를 찾은 이들이 서비스나 제품에 비해 과도하게 책정된 ‘바가지 요금’에 실망한 결과라는 게 여행업계의 진단이다. 한때 12만원(1일 대여)에 아반떼를 제공하던 렌터카 업체들이 이젠 같은 값에 제네시스까지 내놓았지만, 그마저도 인기가 시들하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와 식당들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라며 “항공사의 경우 제주행 항공권을 할인해주기보다는 가까운 국제선 운항을 늘리고 있다. 수요가 있는 곳을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비용, 바가지 오명을 온전히 씻어내지 못한다면 이같은 양상이 기약 없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에만 과의존하면 사드 갈등 등 국제 정세 불안정 요인이 발생했을 때 타격이 크다. 도민 차원의 자정이 꼭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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