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 주체성 어디 가고 선정성만[TF초점]

정병근 2024. 1. 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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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개곡 'Wife' 가사 선정성 논란
29일 정규 2집 '2' 발매…'Super Lady'로 활동

(여자)아이들이 오는 29일 정규 2집 '2'를 발매한다. 이에 앞서 22일 수록곡 'Wife'를 선공개했다. /큐브엔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여자)아이들은 데뷔 때부터 당당함을 무기로 했다. 7장의 앨범 제목이 모두 'I(아이)'로 시작하는 것은 이들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프로듀싱을 직접 하는 팀의 정체성은 주체성을 강화한다. 주체적 서사와 함께 이들은 비교불가 그룹이 됐다. 그런데 신곡 'Wife(와이프)'는 주체성을 보여주려다 선정성만 남겼다.

(여자)아이들(미연 민니 소연 우기 슈화)은 오는 29일 정규 2집 '2(Two)'를 발매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앨범 제목이다. 2018년 데뷔 후 싱글을 제외한 앨범 7장을 모두 'I OOO'으로 이름 붙였던 (여자)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소속사는 "한층 성장한 음악적 세계와 한계 없는 5인 5색의 매력을 담았다"고 전했다.

그간 직설적인 가사와 파격적인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여자)아이들이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지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그런 가운데 지난 22일 앨범 수록곡 'Wife(와이프)'를 선공개했다. 이를 통해 새 앨범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데 이 곡은 공개 후 선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수위 높은 가사 때문이다.

'그게 다가 아냐 위에 체리도 따먹어줘/조심스레 키스하고 과감하게 먹어치워/어떤지 맛 표현도 들려 보여줘/나의 Tongue 살짝 Touch 너는 Brr brr brr', '아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놔/섬세한 입술에 손길은 안 닿아/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냥 촙 촙 촙/배웠으면 이제 너도 한번 올라타봐' 등 전체적으로 성행위와 유사성행위를 연상시킨다.

일부에선 이 곡이 '수동적인 아내'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여성'을 그렸다는 해석을 하기도 하지만 의도가 좋다고 해서 그 내용까지 모두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선공개곡 'Wife'는 가사가 선정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고 KBS는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사진은 'Wife' 뮤직비디오 장면. /큐브엔터

'Wife' 가사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노골적인 표현들로 가득하다. 본인들이 '와이프'라는 존재를 '수동적인 아내'라기보다 '성적인 대상'으로 가둬두는 셈이다. 그러더니 마지막에서야 'But I don't wanna 그치만 난 원하지 않아 부인, 아내, 와이프, 집사람'이라고 한다. 뭔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KBS는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된 가사를 이유로 방송 부적격 판정을 했다. 이 곡만이 아니라 '2'의 수록곡 'Rollie(롤리)'도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KBS는 "특정상품의 브랜드를 언급하는 등 방송심의규정 46조(광고효과의 제한)에 위배되는 가사"라고 지적했다.

(여자)아이들은 그간 주체적인 메시지를 직설적인 가사로 표현해왔고 이는 이들의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 이전에도 직설적인 가사들로 '흠칫'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일부 있었지만 유쾌하고 통쾌하다는 반응 정도에서 넘어가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TOMBOY(톰보이)' 'Nxde(누드)' '퀸카(Queencard)'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여자)아이들은 나와 우리에 대한 정의를 선포한 데뷔 앨범 'I am(아이 앰)'과 셀프 프로듀싱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I made(아이 메이드)', 믿음의 존재를 나에서부터의 시작으로 담아낸 'I trust(아이 트러스트)'를 거치며 본인들만의 당당한 팀 정체성을 구축했다.

그러다 작정한 듯 더 강렬한 메시지와 콘셉트로 나왔는데 그게 'TOMBOY'로 메가 히트를 한 첫 정규 'I NEVER DIE(아이 네버 다이)'다. 미니 4집 'I burn(아이 번)' 이후 멤버 수진이 학폭 논란 끝에 탈퇴하며 팀에 변화가 생겼고 1년 2개월 만에 발매한 앨범이었는데 대성공을 거두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자)아이들의 정규 2집 '2'는 선주문 수량 180만 장을 돌파했다. (여자)아이들은 전작에 이어 2연속 밀리언셀러를 예약했다. 사진은 'Super Lady' 티저. /큐브엔터

'TOMBOY'로 주체성을 제대로 드러내기 시작한 (여자)아이들은 미니 5집 'I love(아이 러브)'의 타이틀곡 'Nxde'에서 꾸며지지 않은 개인의 본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냈고, 미니 6집 'I feel(아이 필)'의 타이틀곡 '퀸카(Queencard)'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내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퀸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여자)아이들은 급속도로 성장했고 전작 'I feel'로 마침내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다. 신보는 선주문만 180만 장을 돌파하며 2연속 밀리언셀러를 예약했다.

그래서 그간의 주체적 서사보다는 선정적인 표현이 더 화제인 이번 'Wife' 논란이 더 아쉽게 다가온다. 이 곡은 공개 후 국내 최다 이용자 수를 보유한 멜론차트 톱100에 진입했지만 80위대에 그치고 있다. 선공개곡이라고는 해도 (여자)아이들의 인기와 그간의 음원 성적을 생각하면 그리 좋은 성과라곤 보기 어렵다.

물론 앨범 선주문 수량에서 볼 수 있듯이 (여자)아이들에 대한 기대감은 폭발적이고 이미 역대급 성적이 예상된다. 또 새 앨범의 타이틀곡은 'Super Lady(슈퍼 레이디)'고 (여자)아이들은 이 곡으로 활동을 할 예정이다. 제목부터 'Wife'와는 다른 결의 주체적인 이야기가 담겼을 거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여자)아이들이 과연 논란을 잠재우고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다만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숨고르기를 한다. 멤버 민니와 우기가 지난 26일 갑작스러운 발열 증상 및 편두통 호소 등 컨디션 난조로 당분간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여자)아이들은 컴백 활동을 잠시 미룬 것. 29일 예정됐던 언론 간담회도 취소했다.

활동은 미뤄졌지만 (여자)아이들은 예정대로 29일 오후 6시 정규 2집 '2'를 발매한다.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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