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기업 폭탄 테러' 일본 무장단체 조직원, 49년 만에 자수했다

김정우 2024. 1. 2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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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 본사 또는 공장을 잇따라 폭파했던 극좌파 무장투쟁 단체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을 자처하는 용의자가 범행을 벌인 지 반세기 만에 자수했다.

27일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1975년 4월 도쿄 긴자에서 발생한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의 용의자 기리시마 사토시(70)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을 찾아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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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서 활동
"마지막은 본명으로"... 말기암 투병 중 밝혀
1970년대 중반 일본 전범 기업들을 상대로 폭탄 테러 사건을 일으킨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인 기리시마 사토시. 연합뉴스

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 본사 또는 공장을 잇따라 폭파했던 극좌파 무장투쟁 단체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의 조직원을 자처하는 용의자가 범행을 벌인 지 반세기 만에 자수했다.

27일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1975년 4월 도쿄 긴자에서 발생한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의 용의자 기리시마 사토시(70)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을 찾아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기리시마 사토시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49년간 지명수배된 인물이며, 한국산업경제연구소는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이 ‘일본 전범 기업에 한국 관련 정보를 제공했던 아시아 침략의 거점’으로 지목했던 곳이다.

경찰은 지난 25일 ‘기리시마가 가나가와현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 현장을 방문했다. 스스로를 기리시마라고 밝힌 해당 남성은 현재 말기 암을 앓고 있는데, 가명으로 입원한 뒤 “(삶의) 마지막은 본명으로 맞고 싶다. 나를 체포하라”고 병원 관계자에게 신원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으로부터 이를 전해 들은 경찰은 그를 직접 만나 사건 당시 정황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은 범인만 알 수 있는 사건 정보를 얘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DNA 분석 등을 통해 그가 진범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기리미사는 공소시효 정지 상태여서 지금도 처벌이 가능하다. 다만 통신은 이 남성의 병세가 심각한 탓에 범인이 맞는다 해도 체포나 구금을 못 견딜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은 1970년대 중반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폭파 사건(1974년 8월), 미쓰이물산 본사 폭파 사건(1974년 10월) 등을 일으킨 급진 무장 단체다. 대학 중퇴생과 한국 근현대사 전공 대학원생, 회사원 등으로 구성됐고, 일본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성장한 주요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 ‘반성과 책임’을 요구했다. 조직원 대부분이 체포됐지만, 기리시마는 아직까지 붙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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