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아마야구에 뿌린 씨앗…고교·대학 올스타전은 계속된다
“선수들이 희망을 품길 바랐습니다.”
지난해 6월6일 프로야구 한화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는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이라는 이름의 아마야구 이벤트 경기가 열렸다. 당시 대전 구장은 어떤 이유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개방됐던 것일까.
한화는 2022 KBO 신인드래프트를 마지막으로 ‘1차 지명’ 제도가 폐지된 이후 연고지에 국한하지 않고 아마야구를 지원할 방안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고교·대학 최고 기량 선수들을 선발해 ‘별들의 잔치’를 열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사업을 최초 기획한 정민혁 한화 스카우트 팀장은 “1차 지명이 사라지면서 아마야구에 대한 프로구단의 지원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하던 와중에 고교·대학 올스타 선수들이 시합을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는 여러모로 걸림돌이 많았다. 일정을 조율하는 기본적인 문제부터 올스타 명단을 누가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필요했다. 정 팀장은 “아마야구, 특히 대학 야구가 너무 침체한 것 같아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며 “대학 선수들이 고교 선수들에게 패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올스타’에 뽑혔다고 자부하고,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1년여간 준비한 아마야구 올스타전은 예상을 뛰어넘는 야구팬들의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1000명 이상 팬들이 직접 야구장을 찾았고, 구단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생중계된 경기 영상은 27일 현재 조회 수 9만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프로 10개 구단 스카우트 팀장들이 심사숙고한 끝에 선발한 고교·대학 올스타 선수들은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며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양 팀은 이날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6-6 무승부를 기록했다.
2024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좌완 황준서(당시 장충고) 등 많은 유망주들이 3개월 뒤 예정된 신인드래프트에 앞서 쇼케이스를 펼쳤다. 두산 지명을 받은 전다민(당시 강릉영동대)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등 대학 야구도 조명받았다.
지난해 말 아마야구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한화는 올해도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연다. 한화와 KBSA는 최근 대전 구장에서 고교·대학 올스타전 정기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에 서명했다. 올스타전을 지속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양측은 우선 2025년까지 2년간 협업 체제를 구축해 대회를 열기로 했다.
박찬혁 한화 대표이사는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마지막 시즌과 신축구장의 첫 시즌을 고교·대학 올스타전과 함께한다는 것이 뜻깊다”며 “한화는 앞으로도 KBSA와 긴밀한 협력으로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아마추어 야구 축제의 장으로 발전 시켜 프로구단으로서 의무와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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