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음모론 "한국, 일본 피하려 말레이시아전 일부러 비겼다", 정작 日은 "필사의 경기" 옹호
일본 매체 풋볼존은 27일 "중국에서 한국의 무승부가 '한일전'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었는지 의심 중이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최종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경기 전 기준 FIFA 랭킹 23위였던 한국으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한국이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주전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다. 조규성(미트윌란)이 변함없이 원톱을 맡았고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조 1위를 위해선 다득점이 필요한 한국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윽고 전반 21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코너킥 상황에서 펄쩍 뛰어올라 강력한 헤더 슈팅을 날렸다. 당초 골키퍼 아마드 하즈미에게 막힌 것으로 보였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정우영의 골이 인정됐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갔다. 말레이시아가 강하게 밀어붙였고, 한국 수비진은 당황했다. 결국 후반 6분 황인범이 볼을 빼앗긴 것이 발단이 돼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 25분에는 설영우(울산HD)가 공을 걷어내려다가 말레이시아 공격수의 발을 건드려 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클린스만호는 조 2위(1승2무·승점 7)로 16강에 진출했다. 같은 날 열린 바레인-요르단 경기는 바레인이 1-0으로 이겼다. 따라서 바레인(2승1패·승점 6)이 조 1위가 됐다. 한국이 2위, 요르단(1승1무1패·승점 4)이 3위를 가져갔다. 이렇게 되면서 유력한 것으로 보였던 16강 한일전은 성사되지 않았고,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는 31일 새벽 1시 16강전을 펼친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하지만 FIFA 랭킹 17위의 일본과는 무게감이 다르다(사우디아라비아 56위). 여기에 일본과 특수성을 감안하면 한일전을 피한 건 실리적으로는 더 나을 수도 있다.
이에 중국에서 뜬금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축구기자는 SNS 웨이보를 통해 "한국은 필사적으로 일본을 피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기자도 "FIFA 랭킹이 훨씬 낮은 말레이시아를 상대하면서도 일본을 피해갔다. 이 경기는 아시아 축구의 역사로 기록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또다른 기자는 "만약 일본과 한국이 반대 처지였다면 일본은 똑같이 했을까"라며 한국을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일본의 생각은 달랐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는 "FIFA 랭킹 포인트 문제도 있어서 패배나 무승부는 팀을 더 힘들게 한다. 그렇기에 일부러 하진 않았을 것이다", "양팀 모두 필사의 노력을 했고, 절박한 말레이시아를 한국이 이기지 못했을 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강팀이기에 일부러 비긴ㄷ 것은 아니다"는 반응이 달렸다.
한편 16강에 진출한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졸전을 거듭한 끝에 탈락이 확정됐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2무 1패 승점 2, 0골 1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올린 중국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13년 만에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떨어졌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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