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t 육중한 차체 K-2 전차 시속 70㎞ 질주… 60도 경사면도 ‘거뜬’ [이슈 속으로]
韓·폴란드 주력 전차된 K-2
120㎜ 주포 탑재한 포탑 성능 점검 후
차체에 결합한 뒤 주행 시험 거쳐 완성
공장에선 육중한 굉음 속 작업 이어져
지상전 개념 바꾸는 새 병기들
디지털로 성능 개량 K1A2 전차 만들어
보병용 ‘K808 차륜형장갑차’ 생산 돌입
14.5㎜ 총탄도 방어… 수색 작전 등 도움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 창원공장. 지상군의 핵심 장비인 기갑차량을 생산하는 공장에 들어가니 K-2 전차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장 내 생산라인에선 직원들이 작업 과정을 수행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고, 기계들도 육중한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공장에 들어서니 녹색의 철제 구조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K-2 전차 포탑이었다. 120㎜ 주포와 동축총, 대전차 미사일 공격 시도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능동방호장치 등을 장착한 포탑은 일부 장비를 추가하면 완성된 모습에 가까울 정도로 제작 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였다.
K-2 전차 포탑은 판형을 절단하고 용접을 통해 접합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접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적 포탄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용접 기술이 얼마나 뛰어나냐에 따라 포탑의 내구성이 결정되는 셈이다.
용접 과정을 통해 포탑 구조물을 만들면 사격통제장치와 조준경 등 주포 사격과 통제에 필요한 장비들을 설치한다. 이후 레이저 경보체계와 120㎜ 주포 등을 탑재하면 우리가 흔히 아는 K-2 전차 포탑의 외형에 가까워진다.
생산라인 한편에선 정밀 제작 기술과 엄격한 품질관리 과정을 적용해 만들어진 포탑을 시험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대로템 직원들은 신규 제작된 포탑이 한국군 요구성능(ROC)을 충족하는지 점검하고 있었다.
한국군이 현재 운용하는 전차를 개량하는 작업도 눈에 띄었다. 2001년부터 전력화한 K1A1 전차는 120㎜ 주포를 장착하고 특수장갑을 적용해 K1 전차보다 공격력과 방어력을 높였다. 최근 들어 네트워크 중심전(NCW)을 통해 K-2 전차, K-21 보병전투차와 합동작전을 펼치는 개념이 강조되면서 K1A1에 전장 관리체계와 피아 식별장치 등 디지털 장비를 추가하는 형태로 성능을 개량한 K1A2 전차가 만들어졌다.
K1 계열 전차 성능 개량과 K-2 전차 폴란드 수출 등으로 작업 물량이 증가하면서 현대로템은 기존 공정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밀링, 선반 등 가공을 외주화하고 현대로템은 대형 구조물 제작에 역량을 집중하는 형태다.
창원공장에선 K-2 전차 외에 차륜형장갑차도 생산한다. 현대로템은 차륜형장갑차를 생산함으로써 전차 위주였던 방위산업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차륜형장갑차는 일선 보병부대의 신속한 이동과 수색·정찰 등을 위해 개발된 장비다. 420마력 국산 상용 디젤 엔진을 장착, 11명(조종수 포함)을 태우고 최고 시속 100㎞로 달릴 수 있다. 7.62㎜ 소총탄 공격을 막을 수 있으며 부가 장갑까지 더하면 14.5㎜ 총탄도 방어가 가능하다.
차륜형장갑차 생산라인에 들어서니 바퀴가 8개인 K808 차륜형장갑차 차체가 라인에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차체 구조물에 현수장치와 기어박스, 전기 계통 등을 순차적으로 결합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여기선 차륜형장갑차 기본형과 지휘소용 차량 등을 생산한다”며 “자동차 프레스 기술과 유사한 공법을 사용해 용접 수요를 낮추고 내구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라인 한쪽에선 차륜형 지휘소용 차량 조립이 한창이었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상당히 넓었고, 야전에서 회의를 하기에 적합한 구조를 갖췄다. 기존 천막형 지휘소는 설치와 해체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방호력이 전혀 없었다. 반면 네트워크 기반 전투 지휘체계 장비와 실시간 송수신 시스템, 스크린, 빔 프로젝터 등을 갖춘 지휘소용 차량은 이동 중에도 안전하게 전장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
창원=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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