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살아남은 아이, 83세에 지구 반대편 혈육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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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유대인 강제격리구역) 봉기 당시 고아가 된 남성이 80년 만에 DNA 검사로 혈육을 찾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름도 모르던 코레이씨는 어린 시절 유대인 박해를 피해 고아원에서 숨어 지내야 했다.
지난해 여름 스모친스카 교수는 코레이씨에게도 연락해 가족 계보 찾기 플랫폼 '마이헤리티지'의 DNA 검사를 해보지 않겠냐고 의뢰했다.
이 야디디아의 손자가 코레이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DNA 검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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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943년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유대인 강제격리구역) 봉기 당시 고아가 된 남성이 80년 만에 DNA 검사로 혈육을 찾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샬롬 코레이(83)씨는 바르샤바 게토 출신이다.
그는 1943년 게토에 살던 유대인들이 나치에 대항해 봉기를 일으켰을 당시 거리에 홀로 있다가 경찰로 추정되는 이의 도움으로 배낭에 담겨 외부로 빠져나왔다.
당시 나치 독일은 4주가량 봉기를 유혈진압 했고 이 과정에서 유대인 1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생존한 유대인들은 수용소로 보내졌다.
이름도 모르던 코레이씨는 어린 시절 유대인 박해를 피해 고아원에서 숨어 지내야 했다. 부모의 존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랐다.
그는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지고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들의 나라가 건국된 이후인 1949년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샬롬 코레이라는 이름도 그때 지었다.
코레이씨는 평생을 트럭 운전사로 일하며 가정을 꾸리고, 세 자녀와 여덟 명의 손주를 두었다.
다른 혈육의 존재는 알 길이 없었던 그는 지난해에서야 저 멀리 미국 땅에 친척이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코레이씨가 가족을 찾게 된 건 폴란드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의 마그달레나 스모친스카 명예교수의 연구 덕분이다.
스모친스카 교수는 지난 5년간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아 고아원에 맡겨진 아이 약 100명의 행적을 추적해 왔다.
지난해 여름 스모친스카 교수는 코레이씨에게도 연락해 가족 계보 찾기 플랫폼 '마이헤리티지'의 DNA 검사를 해보지 않겠냐고 의뢰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레이씨는 지구 반대편 미국에 사는 앤 메딘 헬먼(77)씨와 DNA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헬먼씨는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유대인 역사 협회로부터 공로 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마이헤리티지'에서 뿌리를 찾아간 결과 헬먼씨의 할아버지인 아브라함 루이스 메드니츠키 메딘은 1893년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그의 형제 야디디아는 유럽 땅에 남았다. 이 야디디아의 손자가 코레이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DNA 검사 결과다.
수십 년 만에 혈육을 찾은 두 사람은 올여름 직접 만날 예정이다.
'마이헤리티지'를 통해 먼저 화상 통화를 한 코레이씨는 "저는 아무것도 몰랐다. DNA 검사가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헬먼씨 역시 "(코레이씨의) 사진을 보자마자 남편과 저는 '오빠가 맞네'라고 말했다"며 "우리 모두 가족의 한 부분이 전멸했다고 생각했는데, 샬롬을 찾은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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