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강한' 사발렌카, 호주오픈 우승.. 2연패, 무실세트 챔피언 [24 AO]
[멜버른=박성진 기자] 결승전 스코어 6-3 6-2. 경기 시간은 고작 1시간 16분이었다. 너무나도 강했다. 2024 시즌 첫 그랜드슬램, 호주오픈 여자단식의 주인공은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위)였다. 작년에 이어 호주오픈 2연패에 성공했다.
사발렌카는 27일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정친원(중국, 15위)를 6-3 6-2로 물리쳤다. 여러 변수들이 발생했지만 사발렌카의 집중력은 경기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호주에서의 사발렌카는 무결점 그 자체였다.
관중 분위기는 반반이었다. 예상대로 다수의 중국 팬들이 로드 레이버 아레나를 찾았다. "정친원, 짜~요!" 응원이 계속됐다. 하지만 중국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팬들은 사발렌카의 대회 2연패를 보고 싶어 하는 듯 했다. 사발렌카를 응원하는 "렛츠 고 사발렌카!" 응원 역시 뒤쳐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 내내 경기 초반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던 사발렌카는 결승에서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였다. 사발렌카는 오늘 경기에서도 소위 '초반 러쉬'가 통했다. 사발렌카는 첫 게임에서 에이스를 비롯 러브 게임으로 끝냈다(1-0). 이어진 정친원의 서브 게임에서도 사발렌카의 강한 공격력이 이어졌다. 사발렌카의 강력한 공격에 정친원은 어쩔 수 없는 포스드에러를 3개나 기록했다. 사발렌카가 첫 리턴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격차를 벌렸다(2-0).
결과론적으로 3번째 게임이 승부처였다. 정친원의 집중력은 높았던 반면, 사발렌카의 실수가 게임 초반 나왔다. 정친원이 브레이크포인트를 잡았다(0-40). 하지만 사발렌카가 집중력을 회복했다. 강력한 공격들이 대부분 코트 안에 떨어지며 위너가 되거나 정친원의 포스드에러를 이끌어냈다. 결국 사발렌카가 브레이크 위기를 극복하며 이 게임까지 따냈다(3-0). 초반 러쉬의 대성공이었다.
정친원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이번 대회 내내 1세트에서 유독 서브 영점이 잡히지 않았던 정친원인데, 오늘 경기는 달랐다. 정친원은 이후 본인의 서브 게임을 계속 지켜냈다. 정친원은 1세트에만 6개의 에이스를 기록할 정도로 결승에서의 서브는 부족함이 없었다.
양 선수는 본인들의 서브 게임을 계속해 지켜냈다. 1세트는 6-3 사발렌카의 승리로 끝났다.
정친원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위너(11개), 에이스(6개) 모두 사발렌카(위너 4개, 에이스 1개)보다 많았다. 그런데 사발렌카가 도저히 실수를 하지 않았다. 사발렌카의 1세트 언포스드에러는 5개에 그쳤다. 정친원의 7개 언포스드에러 역시 많은 숫자가 아니었지만 사발렌카의 경기력이 완벽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정친원은 이번 대회 내내 2세트부터 경기력이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오늘 경기에서는 2세트가 더 아쉬웠다. 첫 게임이 더욱 그랬다.
정친원은 2세트 첫 게임에서 30-0까지 앞서 있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연달아 4개의 서브 폴트를 범했다. 더블폴트 2개로 동점을 허용하더니(30-30), 사발렌카에게 백핸드 위너를 얻어 맞았다(30-40). 그리고 다시 한번 더블폴트로 게임을 내줬다.
사발렌카가 2-0으로 앞선 3번째 게임에서는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정친원이 40-15로 앞선 상황에서 관중석이 요란해졌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남녀 한쌍이 소동을 피웠다. 이들은 보안 요원에 끌려가면서도 소동을 멈추지 않았다. 다만 지난 US오픈과는 달리 이번 소동은 2분 이내로 정리됐다.
해프닝은 해프닝일 뿐이었다. 사발렌카의 집중력에는 타격이 없었다. 3-1로 앞서 있던 사발렌카는 5번째 게임을 또 브레이크했다. 이번에도 정친원이 2개의 더블폴트를 범하며 사발렌카를 도왔다. 4-1이 되면서 사발렌카의 우승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사발렌카는 정친원의 이어진 서브 게임을 내주기는 했으나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6-2 사발렌카가 2세트마저 가져가며 호주오픈 2연패를 완성했다.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이었다. 실수가 항상 문제였던 사발렌카인데 결승전 언포스드에러는 14개에 그쳤다. 정친원의 포스드에러를 강제하는 결정력이 일품이었다. 상대적으로 약자였던 정친원이 사발렌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본인의 실수는 적어야 하고, 사발렌카의 실수가 많아야 하는 두 가지 필수조건이었으나, 사발렌카가 실수를 도통 하지 않으니 정친원에게는 방법이 없었다. 되려 2세트에는 조급함을 드러내며 본인의 실수가 많아졌다. 그랜드슬램 첫 결승 진출이라는 생소함과 긴장감이 결국 정친원의 발목을 잡았다.
호주오픈에서 무실세트 퍼펙트 우승은 2022년 애슐레이 바티 이후 2년 만이다. 그리고 여자단식 2연패는 2012~13년 빅토리아 아자렌카 이후 11년 만이다. 아자렌카 역시 사발렌카와 같은 벨라루스 출신이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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