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팬투표 1위→첫 올스타전 MVP' 38세 신영석 미친 존재감 "생각보다 잘 춰서 나도 놀랐다" [인천 현장]

[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한국전력의 신영석이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전력의 신영석이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MVP 수상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베테랑 미들블로커 신영석(38·한국전력)이 올스타전 내내 미친 존재감을 자랑하며 데뷔 16년 만에 첫 MVP에 올랐다.

신영석은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기자단 투표 총 31표 중 14표(레오 9표, 임성진 2표, 한선수, 마테이, 임동혁 각 1표, 기권 3표)를 받아 MVP에 등극했다. 그에 앞서 올스타 세리머니 상에서도 19표(바야르사이한 6표, 한태준 2표, 박경민 1표, 기권 3표)를 받아 MVP에 뽑혀 겹경사를 맞았다.

그동안 올스타전 세리머니 상에는 2010~2011시즌, 2022~2023시즌 두 차례 수상한 이력이 있으나, 올스타전 MVP에 오른 것은 2008~2009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드림식스(현 우리카드)에 지명된 후 처음이다. 나이가 들어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올해 12번째로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남자부에서는 13회의 여오현(현대캐피탈), 한선수(대한항공)에 이어 이선규(은퇴)와 함께 공동 3위 기록이다.

올스타 MVP 수상 후 신영석은 "생각지도 못했다. 당연히 레오(OK금융그룹)가 받을 줄 알고 축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올스타 MVP는 처음이다. 먼저 팬분들께 감사드리고 이 힘을 받아 봄 배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올스타전은 생각보다 늘어난 취소표 탓에 아쉽게도 매진에는 실패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날 삼산체육관에는 인터넷 예매 6062명, 현장 판매 58명으로 총 6120명의 관중이 찾았다. 전체 좌석 수 6415석에서 353명이 모자랐지만, 역대 올스타전 관중 수 5위에 해당했다.

그럼에도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 삼산체육관이었고, 그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이 신영석이었다. 올스타전에 앞서 인터뷰에 나선 신영석은 "4년 연속 올스타에서 1등으로 선택받은 남자 신영석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팬들의 폭소를 끌어내더니 "올스타전은 정신줄 놓고 하는 게 중요하다. 오늘도 한 번 제대로 놀아보겠다"고 말한 자신의 약속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신영석(오른쪽)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MVP 수상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전력의 신영석이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슬릭백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남자부 선수들이 나선 1세트 경기에서 신영석은 최근 SNS를 통해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슬릭백 세리머니를 완벽하게 선보였다. 이에 신영석은 "2주 정도 준비했다. 팬분들이 요구하신 것 중에 슬릭백이 있었다. 1시간 정도 준비했는데 내게 이런 재능이 있는지 몰랐다"고 웃었다. 이어 "생각보다 잘 춰서 나도 놀랐다. 원래 줄넘기를 하면서 하는 것이었는데 다리가 걸렸다. 그냥 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기에 줄넘기를 추가해서 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았다"며 "(임)성진이와 (서)재덕이가 새벽까지 춤을 추고 있더라. 시끄러웠지만, 팬분들께서 이런 노력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상을 받을 지는 전혀 몰랐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틀의 짧은 휴식 후 V리그는 다시 열띤 봄배구 경쟁에 들어간다. 현재 신영석의 소속팀 한국전력은 13승 11패(승점 37)로 5위에 있지만, 3위 삼성화재(15승 9패·승점 40)와 3점 차로 봄배구 사정권에 있다.

신영석은 "개인적으론 정말 재미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 선수들은 스트레스받고 힘들겠지만 팬들은 흥미로울 것이다. 여자배구가 인기가 더 좋고 우리가 많이 밀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이 노력해서 남자배구도 재밌다는 걸 느끼실 수 있도록 봄배구에서 멋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물론 한국전력은 무조건 봄 배구에 간다"고 힘줘 말했다.

4년 연속 올스타전 팬 투표 1위답게 끝까지 팬들을 챙긴 신영석은 많은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홈경기 때 커피차를 불러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 블로킹 등 기록도 세웠기에 돌려드리고 싶다. 물질적으로 아내와 상의해 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배구 대표팀에서 실망을 많이 끼쳐 드렸다. '왜 배구를 보러 가야 하냐'는 말도 들었다. 많이 응원해 주시면 어린 선수들이 올림픽에 가는 꿈도 펼칠 수 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이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김연경은 공약대로 기자단 총투표 31표 중 16표(이다현 4표, 최정민, 표승주, 양효진 각 2표, 기권 5표)로 세리머니상을 수상했다. 앞서 팬투표 1위 소감으로 "올해는 경기력보다 퍼포먼스에 조금더 신경 쓰려 한다. 지난해 세레머니상을 못 받았기 때문에 올해 한번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었다. 이후 여자부 선수들이 나선 2세트 경기에서 여자부 댄스배틀을 주도했다. K스타가 자신들의 일렬 댄스를 따라하자 김연경은 홈구장 이점을 활용해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유도, 팬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의 머리를 잡고 흔든 댄스 역시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연경은 올스타 세리머니 소감으로 "세리머니상을 많이 준비했는데 받게 돼 기쁘다. 아본단자 감독님과 댄스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처음엔 거절하셨지만, 막상 노래가 나와 다가가니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와라' 이런 느낌이었다. 춤을 추며 머리를 만졌는데 땀이 많이 나셨더라. 덕분에 재미있게 올스타전 마무리한 것 같다.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고 활짝 웃었다.

프로 데뷔 14년 만에 처음 선발된 표승주(IBK기업은행)는 총 투표 31표 중 13표(김연경 8표, 양효진, 실바 각 2표, 김다인 1표, 기권 5표)를 획득해 여자부 올스타전 MVP까지 차지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2010~2011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해 처음 경험하는 올스타전에서 초반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폰푼, 최정민 등 함께 뿌까머리를 한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응원을 받아 자신의 끼를 맘껏 발휘했다.

표승주는 "첫 올스타전에서 MVP도 받게 돼 기쁘고 팬들 덕분에 나올 수 있게 돼 감사, 또 감사드린다"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재미있게 했다. 모든 선수들이 다 즐긴 것 같아서 기쁘고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표승주가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MVP 수상하고 있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