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미술놀이터는 우리 아이들이 인생의 밑그림 그리는 곳"

소장섭 기자 2024. 1. 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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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카프(BIKAF)에서 만난 정선미 남한산숲어린이집 교사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정선미 남한산숲어린이집 교사가 비카프 미술공모전 우수단체상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옛날, 어머니가 내게 말했다. 이 땅의 한자락 한자락 그 모든 것이 우리에게성스럽다고. 전나무 잎사귀 하나, 물가의 모래알 하나. 검푸른 숲 속에 가득 피어오르는 안개의 물방울 하나. 초원의 풀 하나하나 웅웅거리는 곤충 하나하나 우리 가슴 속에 그 모두가 성스럽게 살아있는 것들이라고."

정선미 남한산숲어린이집 교사는 남한산숲어린이집 소개를 부탁하자, 수잔 제퍼스의 그림책 '시애틀 추장'의 일부 내용을 보내왔다. 이는 '가르치지 말고 경험하게 하라'는 남한산숲어린이집의 교육철학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메시지다.

정미 교사는 "'가르치지 말고 경험하게 하라'는 남한산숲어린이집의 교육 철학 속에서 자유로운 그리기를 통해 자기다운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내고 자기다운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아이의 눈과 마음으로 바라보며 종이 한 장, 크레용 하나로도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충분히 경험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정말로 자유로운 존재"라고 말했다.

남한산숲어린이집은 제3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어(BIKAF, Busan International Kids Art Fair)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마음을 그리는 숲 속 작은 예술가들'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어린이집 아이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김단우 작가, 류선웅 작가, 임희근 작가, 황도윤 작가, 김유준 작가, 황현홍 작가, 안희원 작가, 김유민 작가, 김태라 작가, 최해린 작가 등 총 10명의 어린이 작가가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정선미 남한산숲어린이집 교사(사진 좌측에서 두 번째)와 '마음을 그리는 숲속 작은 예술가들'이 제3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어 전시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남한산숲어린이집 소속 어린이 작가들은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어 미술공모전 당선을 목적으로 작품을 그린 것이 아니다. 평소 숲속 미술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그림 그리기를 할 수 있도록 미술 활동을 펼쳐왔고, 비카프 미술공모전에 이 작품들을 응모한 것.

"비카프 측에서 아이들이 평소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그림의 가치를 인정해줘서 작품 부스까지 차리게 된 것"이라는 게 정선미 교사의 설명이다. 남한산숲어린이집은 이번 비카프 미술공모전에서 우수단체상을 수상했다.

정선미 교사는 "숲속 미술놀이터는 남한산성 도립공원 내에 수려한 숲과 수많은 생물들, 맑은 계곡 물이 흐르는 땅에서 마땅함, 부드러운, 강함, 인자함, 겸손함, 바름, 총명함을 가진 성품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고향 요람 같은 곳"이라면서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정선미 교사는 "삶이라는 숲에 작은 씨앗으로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현실에서 튼튼하게 뿌리내리며 말랑말랑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 중의 하나가 예술활동을 즐기는 게 아닐까 한다"라고, 우리 아이들에게 미술 혹은 예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했다.

제3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어에 참가한 마음을 그리는 숲 속 작은 예술가들. ⓒ남한산숲어린이집

다음은 정선미 교사와의 일문일답.

- 남한산숲어린이집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남한산숲어린이집은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도립공원 내에 초록숲과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부지 속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여행하듯 숲을 탐험하며 자연스럽게 생명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초록놀이터입니다. 가르치지 말고 경험하게 하라는 교육철학 속에서 충분한 놀이를 즐기며 도전하고, 용기와 호기심을 기르고 있습니다. 또한 자연의 가르침이 스승이 되어 자기 삶을 가꾸는 영이 맑은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마음밭이 되어주는 곳입니다."

- 비카프에 남한산숲어린이집 어린이들의 작품부스가 마련됐는데요, 어떠한 작품들을 들고 나오셨는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전시는 마음을 그리는 숲속 예술가들의 작품들인데요. 아이들의 마음에 색깔을 입혀 상상력의 날개를 펼친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게 뭐지?' 낙서처럼 보여지는 그림일지라도 아이들의 마음에 자유로운 미술씨앗을 심고 그것들이 어떻게 발아되는지 자유롭게 표현한 그림들입니다. 낙서로 끄적였던 그림에서 마음을 담아 예술이 되는 경험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아이의 눈과 마음으로 바라보며 종이 한 장, 크레용 하나로도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낼 기회를 비카프를 통해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 평소 아이들과 어떻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평소에도 수업시간에 특별한 기교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마음을 생생하게 자유롭게 표현하며 아이들의 개성과 순수함이 묻어나기 바라고 있습니다. 검은 도화지에 내 마음이 외치는 소리를 표현하기도 하고 얼룩진 은행나무잎을 보고 호랑이 줄무늬를 상상해 그리기도 합니다. 색채마법사가 되어 다채로운 색들을 만나고 마음의 색깔 활동을 통해 마음의 열쇠를 획득합니다.

숲아뜰리에에서 더러워지는 것에 신경쓰지 않고 수채화물감뿐만 아니라 파스텔, 목탄, 흙물감 등 다양한 그림 재료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그려갑니다. '그림은 이런거야'라는 고정된 틀을 깨고 청바지, 화장품으로도 그려보며 일상의 재료가 모두 그림재료라는 상상하고 창조하는 경험의 폭을 넓히는데 의미를 둔 미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3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어에 마련된 남한산숲어린이집 전시 부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어린이 작가.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 우리 아이들에게 미술, 그림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전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지라도 그만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진 걸까? 그 마음을 들여다보면 마음의 행복지수까지 당연히 높아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삶이라는 숲에 작은 씨앗으로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현실에서 튼튼하게 뿌리 내리며 말랑말랑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 중 하나가 미술을 즐기는 게 아닐까합니다.

숲 속 예술가 중에 '그림은 재미있는 놀이고, 놀이하는 게 제일 아름다운 거 아닌가'라고 말하며 저를 감동시킨 적이 있습니다. '그림에 어떤 마음을 담고 싶어?'라고 했을 때기쁜 마음, 고마운 마음, 엄마만큼 아빠만큼 좋은 거라고 말을 하거든요. 아이들 한명 한명 창조적인 존재들이 그 어떤 영역보다 희망을 품고 꿈을 꿀 수 있는 마음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유롭게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고 자신의 색깔이 드러나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미술이 가진 가능성이 아닐까 합니다."

- 향후 어린이집 내에서 어떻게 미술작품 활동을 전개할 것인지 계획이 궁금합니다.

"숲속 미술놀이터에 오기 전 아이들은 설렌다는 말을 합니다. 숲 아뜰리에에서 자유로운 그리기 표현을 통해 자기다운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내고 자기다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미술활동을 계속 할 거예요. 느끼는대로 그려내고 좋아하는 색을 쓰고 신나는 미술로 자신의 마음의 언어를 만날 수 있는 두근거리고 설레는 예술적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줄 계획입니다."

민혜홍 남한산숲어린이집 원장이 제3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에 참가한 어린이 작가에게 미술특별상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민혜홍 남한산숲어린이집 원장이 제3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어에 참가한 어린이 작가들에게 미술특별상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장섭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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