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 포개어 바라본 확장된 세계 [박미란의 속닥이는 그림들]
‘레이어 연구 90∼93’
‘공기의 층위’ 연작 등
평면의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인 이미지
물리적 층위 시각화
디스위켄드룸 수년간
국내 신진 유망 작가
해외 미술현장 연결
“관계 네트워크 확장
더 넓은 세계로 도약”
홍성준은 보이는 세계를 그림으로 변환하는 일의 의미와 방식을 지속적으로 탐구한다. 시각 경험과 회화 매체 각각에 관한 질문에 기반하여 자신만의 실험을 이어 가는 면모다. 붓 자국을 따라 재단한 코어 합판 위에 새벽과 밤하늘의 빛깔을 채색한 ‘터치 더 스카이(Touch the Sky)’(2024)는 촉각적 부피감을 드러낸다. 붓에 실린 물감의 흔적이 커다랗고 단단한 평면으로서 확장되어 전시 공간에 부유한다. 후면에 더한 형광 안료가 단차를 두고 벽에 닿으며 은은한 노을처럼 스미도록 연출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빛을 고정된 화면 안에 담아내고자 한 결과다.
홍성준은 홍익대학교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울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회화 작가다. 에프앤아트 스페이스(2014, 서울), 63아트(2018, 서울), 라흰갤러리(2019, 서울), 학고재 디자인 프로젝트 스페이스(2020, 서울), 파이프갤러리(2022, 서울), 갤러리BHAK(2022, 서울), 프롬프트 프로젝트(2023, 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미메시스아트뮤지엄, 서울교육대학교 샘미술관 외 다수 기관이 연 단체전에 참가해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베를린 콘펠트 갤러리의 ‘68 프로젝트’ 레지던시에 입주하여 작업했다.
◆홍성준·필리프 로에슈 2인전 ‘플립 오버’
미술은 자신 안팎에 놓인 다양한 관계를 매개한다. 재료의 성질과 화면의 환영이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동안 그리는 손과 바라보는 시선은 끝없이 맞닿고 또 헤어진다. 작가와 관객의 시야가 포개어지는 순간마다 서사는 거듭 쓰인다. 전시라는 사건을 직조하는 동력 또한 작품을 둘러싼 대화적 시간 가운데서 생겨난다.
각자의 문화권 내에서 익힌 지식과 감각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새롭고 특별한 운율을 만들어낸다. 저마다 서울과 베를린에 기반을 두고 작업하는 두 작가의 만남은 디스위켄드룸에 의해 이루어졌다. 작품세계를 공유하고 태도를 참조하며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 가운데,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디스위켄드룸은 2015년 처음 문을 연 상업 갤러리다. 2021년 지금의 한남동 위치로 이전하며 전시 공간 및 기관 정체성을 재정비했다.
◆촘촘히 맺은 관계의 확장: 더 큰 세계를 향하여
디스위켄드룸이 주목하는 작가군은 주로 20대에서 30대에 이르는 젊은 세대다. 작가로서 역량을 키우고 작품세계의 기반을 탄탄히 하는 과정에 동행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자는 의지다. 상대적으로 높은 예산과 노력이 투입되는 해외 시장 진출에서, 성장 단계 작가군에 주력하는 일은 위험 부담의 크기만큼 상호 진심 어린 애정과 믿음을 요구한다. 디스위켄드룸은 이달 말 교토에서 이채원, 김서울, 지희킴 등 소속 작가 단체전을 선보이며 2월에는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단체전에 김진희의 작품을 출품한다. 5월에는 상하이에서 김진희와 최지원의 2인전을, 10월에는 베를린에서 박지나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연중 국내에서는 영국 작가 애덤 보이드의 개인전 및 중동 작가의 개인전, 한국, 독일, 미국 작가들로 구성된 단체전을 준비 중이다.
박미란 큐레이터·미술이론 및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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