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릭백’ 신영석, ‘커플댄스’ 김연경…배구팬 폭소 터진 올스타전
표승주, 14시즌 만에 첫 출전해 MVP
김연경, 커플 댄스 선보여 세리머니상
‘리빙 레전드’ 신영석(한국전력 빅스톰)과 올스타전에 처음 출전한 표승주(IBK기업은행 알토스)가 6000여명의 관중 앞에서 가장 빛나는 별로 등극했다. 지난 시즌 여자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였던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은 파격적인 커플 댄스를 선보이며 세리머니상을 거머쥐었다.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은 케이(K)스타와 브이(V)스타로 나뉘어 총 2세트(세트당 21점·남녀부 각 1세트)로 진행됐다.
1세트 남자부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득점과 동시에 준비해온 댄스 세리머니를 가동해 초장부터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신영석은 케이스타 선수로 출전해 서브 에이스를 포함해 4득점을 올렸고, 세리머니로 줄넘기하며 슬릭백 댄스를 선보여 분위기를 달궜다. 또 양 팀이 공격 중인 순간에는 홀로 슬라이딩으로 코트를 미끄러지듯 다녀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올시즌 아시아쿼터제로 한국 땅을 밟은 외국 선수들의 재치있는 모습도 올스타전을 찾은 팬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바야르사이한 밧수(OK금융그룹 읏맨·등록명 바야르사이한)는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의 ‘치어업(CHEER UP)’ 안무를 소화한 데 이어 레오나르도 레이바(OK금융그룹·등록명 레오)와 함께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타브라’에 맞춰 허리춤을 흔들었다. 남자부 1세트는 케이스타가 레오의 7득점에 힘입어 21-15로 승리했다.
남자부 팬 투표에서 1위(2만8724표)를 차지한 신영석은 이날 남자부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31표 중 14표를 받아 최우수선수상을 탄 데 이어 세리머니상까지 거머쥐었다. 신영석은 경기가 끝난 뒤 “팬분들을 위해 열심히 연습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내년에도 올스타로 뽑아주시면 더 멋있는 것을 준비해서 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 시즌 마지막 봄 배구까지 열심히 달리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여자부 최우수선수는 14시즌 만에 올스타전에 처음 출전한 표승주(IBK기업은행 알토스)에게 돌아갔다. 표승주 선수는 31표 중 13표를 얻어 김연경(9표)을 제쳤다. 이날 표승주를 포함해 올스타전에 참가한 IBK기업은행 선수 3명(최정민·폰푼 게드파르드) 전원은 폰푼과 같은 헤어스타일로 등장해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 선수는 2세트 여자부 경기에서 함께 준비한 여러 댄스를 선보이며 경기장을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4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한 표승주는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했는데, 최우수선수상까지 받아서 기쁘다. 앞으로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남은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전 “이번에는 세리머니상을 받아보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냈던 김연경은 2세트 도중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끈적한 커플 댄스를 선보여 팬들의 환호성을 끌어냈다.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에서 16표를 받아 2년 연속 세리머니상을 차지했던 이다현(현대건설 힐스테이트·4표)을 누르고 세리머니상을 받았다. ‘댄스 배틀’을 방불케할 만큼 세리머니가 많았던 여자부 2세트는 21-16으로 브이스타가 이겼다. 1·2세트 총점에서 케이스타가 37점으로 브이스타(36점)를 한점 차로 앞서 우승했다.
‘스파이크 서브킹 콘테스트’에서는 마테이 콕(우리카드)의 서브가 시속 120㎞로 기록돼 남자부 우승자가 됐다. ‘서브 퀸’에는 시속 97㎞의 서브를 꽂은 실바(GS칼텍스 서울킥스)가 등극했다. 실바는 2013년과 2016년 이소영에 이어 GS칼텍스 소속 선수로는 8년 만에 ‘서브퀸’에 올랐다.
‘베스트 리베로’는 한국전력의 주전 리베로인 이가 료헤이가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선수가 1분간 서브된 공을 리시브해 바구니에 더 많은 공을 넣는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올스타전과 다르게 두 명의 팬이 든 바구니에 리시브된 공을 받아야만 점수로 인정됐다. 료헤이는 임명옥(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과 최종전을 벌인 끝에 38점을 올려 최고의 리베로가 됐다. 료헤이는 “우승 상금 100만원을 팬들과 나누겠다”는 소감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날 올스타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관객들의 열기로 뜨거웠지만, 취소표가 발생해 매진을 달성하진 못했다. 삼산월드체육관을 찾은 관중은 6120명(인터넷 예매 6062명·현장 판매 58명)으로 역대 올스타전 관중 수 5위에 올랐다. 1위는 2006∼2007시즌 서울 올림픽체육관을 찾은 7500명이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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