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도하] 클린스만 당부 “비판·질타 받아들이겠다, 단 결과가 좋지 않을 때 해도 늦지 않아”
[골닷컴, 도하(카타르)] 강동훈 기자 = “(팬들이 충분히) 부정적인 이야기나 비판, 질타를 하실 수 있다. 다만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질타하고 또 그때 감독의 전술이 잘못됐다거나 선택이 잘못됐다고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7일 오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미디어 공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자신과 태극전사들에게 선을 넘은 비난과 비판 등을 퍼붓는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어제 저희 경기 분석을 디테일하게 했고, 그다음 사우디 경기 분석을 마쳤다. 9월에 사우디를 한 번 상대했고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사우디는 로베르토 만치니(이탈리아)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들을 계속 보여주고 있어서 대비를 잘해야겠지만, 어쨌든 내부적으로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다. 좋은 경기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스위치 플레이가 상당히 강하다. 앞에서 자연스럽게 본인들의 시스템을 갖고 선수들이 위치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하는 게 뛰어나고, 그 시스템 안에서 흐름을 잘 타면 공격진에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 부분들을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어느 팀이나 약점이 있다. 사우디도 분명히 약점이 있고 잘 공략한다면 분명히 좋은 경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부턴 토너먼트다. 패배하는 순간 곧장 짐을 싸고 카타르를 떠나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토너먼트부턴 단판 승부고 패배하면 탈락한다. 대회를 치르다 보면 조별 예선과 토너먼트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이 되지 않을까 싶다. 16강전에서 이겨야지만 8강에 오를 수 있다. 많은 드라마가 쓰여질 것 같고 더 긴장감이 높을 것 같고 상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물론 운동장 분위기나 여러 가지 상황에서 저희가 불리할 수도 있다. 사우디는 3만 명의 팬이 아마 운동장에 집결할 거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것 또한 축구의 일부”라며 “어쨌든 준비한 만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하고 토너먼트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에서 무려 6실점을 헌납했다. 특히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요르단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2실점과 3실점을 내줬다. 수비에서 불안함이 잇달아 나오면서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향한 목표에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많은 실점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집중력의 문제라고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점할 때는 결국 한 가지 문제만으로 실점하지 않는다”며 “그 순간에 실점 장면만 놓고 실수가 나왔다고 분석하기에는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보면서 분석하고 다시 돌아본 다음에 선수들과도 얘기를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그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을지 선수들과 같이 고민하고 있다. 지난 경기 끝나고 기자회견 때 말씀드렸지만, 사실 3실점 중에서 2실점은 어떻게 보면 심판 판정이 아쉬움이 좀 많이 남는다. 말레이시아의 PK 선언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황인범의 실수가 있었지만, 그전에 파울이 있었다”며 “어쨌든 지나간 건 지나간 거고, 사우디전이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다. 16강에서 승리해야지만 8강에 오르고 또 결승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잘 보완해서 사우디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와 팬들이 결승전까지 숙박을 연장해도 되냐는 질문에 클린스만 감독은 “빨리 연장하면 될 것 같다. 저희 목표는 결승이다. 결승에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빨리 호텔을 추가로 예약했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자신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우승하기 위해서 여기 왔고,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같이 믿어주시고 끝까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최근 일부 선수들을 향한 도 넘은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도 “기사를 통해 접했다. 어쨌든 손흥민의 입장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공감한다”며 “경기력이 좋지 못하면 당연히 누구나 속상하고 또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항상 긍정적이어야 한다. 선수들도 분명히 힘든 것도 많고 짜증 나고 또 여러 가지 불편한 게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전 당시 경기력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저희 목표는 일단은 16강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일단 1차 목표는 달성했고 다시 앞만 보고 토너먼트를 준비해야 한다. 어려운 부분이 많고 부정적인 이야기나 비판, 질타를 하실 수 있지만,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질타하고 또 그때가서 감독의 전술이 잘못됐다거나 선택이 잘못됐다고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말씀드리면 응원도 많이 받고 좋은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일단 대회를 치르는 기간만큼은 긍정적으로 같이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사진 = 골닷컴,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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