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에게 입증의 무대는 84G로 충분했다…3년만에 1억원 돌파, 재활도 캔버라에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입증의 무대는 84경기로 충분했다.
KIA 타이거즈는 최근 선수단 2024시즌 연봉협상결과를 발표했다. 이미 잘 알려진대로 투타 고과 1위는 박찬호(3억원)와 임기영(2억5000만원)이다. 두 사람은 투타 비FA 연봉 탑이다. 인상률만 따지면 233.3%의 최지민(3000만원에서 1억원), 200%의 윤영철(3000만원에서 9000만원)이 돋보인다.
야수 최고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는 136.4%의 이우성(55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이다. 이우성은 2023시즌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치며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예견된 결과다. 오히려 야수 인상률 2위가 더욱 인상적이다.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오른, 인상률 100%의 김도영(21)이다. 물론 역대 3년차 최고연봉을 보유한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억3000만원, 팀 선배 이의리의 3년차 연봉(1억5000만원)에 조금 부족하긴 하다.
그러나 김도영이 데뷔 후 2년간 각종 불의의 부상(2022년 수비 도중 손바닥 부상, 2023시즌 초반 중곡골 골절,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 골절)으로 합계 187경기에만 나선 걸 감안하면 3년차에 1억원 돌파는 상징성이 있다.
실제 김도영은 지난해 84경기에만 뛰었으나 강렬한 임팩트를 뽐냈다. 340타수 103안타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72득점 25도루 OPS 0.824를 기록했다. 루키 시즌과 달리 방망이 높이를 낮춰 히팅포인트까지 가는 시간을 단축했는데, 이 변화가 어느 정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첫 시즌과 달리 1군 투수들에게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었다.
또 하나 고무적인 건 특유의 운동능력을 확실하게 입증했다는 점이다. 곽빈(두산 베어스)을 상대로 잠실구장 2층 스탠드에 꽂는 대형 홈런을 터트리는 엄청난 파워와 타구속도를 자랑하더니, 84경기서 무려 25개의 도루를 해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84경기만으로 1억원대 연봉을 받을만한 자격을 충분히 입증했다. 올해는 풀타임을 치러 진정한 애버리지를 만드는 시간이다. 단,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결승서 다친 손가락 재활을 당분간 이어가야 하는 게 변수다.
그럼에도 KIA는 김도영을 캔버라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었다. 사실 함평에 잔류를 시켜 건강을 완벽히 회복하도록 할 수도 있지만, 구단과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을 곁에 두면서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무리하게 재활속도를 높일 순 없지만, 경과가 나쁘지 않다면 개막전 출전을 염두에 두는 게 맞다.
김도영이 1억원을 받기까지 172경기면 충분했다. 아울러 데뷔 3년만에 미친 운동능력과 재능을 144경기 내내 선보일 수 있을까. 연봉도 고속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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