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어게인3' 우승자 홍이삭 "내 삶에 대한 확신으로 단단해질 수 있었다"

강지영 2024. 1. 2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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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무대서 음이탈…실수한 순간 안일했던 자신 깨달아"
"'싱어게인3'서 부른 '숲'…방황했던 내 모습과 노랫말이 일치"
"음악을 하는 이유…선한 영향력·창의성의 가치를 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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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싱어게인3'의 우승자, 유통기한이 없는 가수 홍이삭 씨를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홍이삭/가수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우승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정말 축하 인사라든가 메시지 같은 거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

[홍이삭/가수 : 네, 살면서 이렇게 많은 메시지는 또 처음 받아봤습니다. (그래요?) 이게 그만큼 되게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계셨구나. 그리고 많은 분들이 저의 이야기나 음악들에 공감을 해주셨구나를 느끼면서 되게 겸허해지더라고요. 정말 저는 누구보다 특출나거나 이렇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너무 평범하게 그냥 살아왔는데 감사한 마음이 많습니다.]

[앵커]

해외에서 선교 중이신 부모님도 직접 와서 보셨습니다. 딱 무대 끝나고 내려왔을 때의 첫 반응, 부모님의 첫마디 혹시 뭐였는지 기억나세요?

[홍이삭/가수 : 완전 나죠. (뭐라고 하셨어요?) 저희는 저희 셋이서 다 같이 '아 이게 무슨 일이야'였어요. 이게 무슨 일이야를 한 열 번 정도 그냥 이게 무슨 일이야. 왜냐하면 부모님도 기대보다는 같이 긴장을 하고 계셨던 거죠. (그렇죠.) 잘 할 수 있을까 잘해야 되는데에 대한 마음이 이미 오랫동안 가지고 계셨으니까. 그 마음을 가지고 이제 그 상황을 딱 맞닥뜨리시니까 저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오히려 이게 무슨 일이지. '와, 이겼다 잘 됐다' 이게 아니고 그냥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구나. 그래서 너무 그냥 신기하다. 그런.]

[앵커]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이런 생각도 들지 않습니까?

[홍이삭/가수 : 그렇죠. 이게 이럴 수 있네. 이럴 수 있구나에 대한 신기함인 것 같아요.]

[앵커]

이런 일도 있구나. 사실 결승 무대를 생각하면 본인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 있을 것 같아서. 음이탈 순간이 딱 왔을 때, 그때 마음이 좀 어땠는지 어떤 생각들이 들었는지도 너무…

[홍이삭/가수 : 그 실수가 하나가 나오기 위해서 그 여러 가지 실수가 연장…연쇄 작용이 있었다고 저는 느꼈어요. 뭐냐 하면 제가 좀 안일했던 건 사실이었거든요. 그전까지는 이 정도면 되겠지가 아니라 계속 여기까지 더 해야 돼, 아니면 이만큼 해도 내가 혹시 부족한 게 없나. 어떻게 조금 더 고쳐야 되나 마지막까지 붙들고. 이게 마지막에 와서는 아차 싶은 거죠. 하나가 '아 이 정도면 됐나'라는 순간에 그러고 나서 음이탈이 딱 나니까 내가 어떤 것들을 놓쳤었는지가 싹 생각이 나는 거예요.]

[앵커]

너무 잘 알지. 본인은 잘 알잖아요.

[홍이삭/가수 : 그 짧은 순간에 그 생각이 나옴과 동시에 또 지면 안 돼. 일단 가자. 일단 계속 가. 그렇죠. 아직은 한참 남아가지고 아직 내가 쏟아야 되는 에너지가 더 있으니까 일단 내가 이거는 이대로 끌고 가지만 끝까지 내가 밀고 가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어떻게든 노래는 끝냈죠.]

[앵커]

처음에 유통기한을 알고 싶어서 출연했는데 결승에서 임재범 심사위원으로부터 유통기한이 없는 가수로 남을 것이다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근데 결승에서 본인도 되게 의미심장한 얘기를 했어요. 유통기한이 어쩌면 큰 의미가 아닐 수 있겠다.

[홍이삭/가수 : 이게 계속 저를 시험대에 올려놓는 되게 반복적인, 어떤 스트레스의 기간이잖아요. 어느 순간 이게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이렇게 하면 내가 뭐 얘보다 조금 더 자극적일까, 돋보일까 이거를 계속 고민을 하는 순간들이 와요. 근데 그러다가 계속 길을 잃은 저를 발견해요. 편곡이라든지 노래에 있어서. 그럼 내가 이걸 해결하려면 다짐을 하는 수밖에 없어요. 이게 네가 생각하는 거고 괜찮아 이게 만약에 다른 사람한테 인정을 안 받아도 괜찮아. 그냥 가. 왜냐하면 네가 지금까지 해온 삶의 기간이 있고 확신이 있어. 왜 갑자기 울컥하는지 모르겠는데 삶의 기간이 있고 믿고 가. (나는 나를 믿고 가야돼) 믿고 가. 그렇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나를 키워준 부모님부터 내가 컸던 환경의 사람들, 그리고 내가 (걸어온 길까지.) 그렇죠. 걸어온 길이. 내가 선택한 건데. 그리고 그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가자. 틀리면 괜찮아 다시 가면 되니까. 그 마음으로 가니까 그게 매번 조금씩 단단해지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결과와 어떤 유통기한과 나에게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 좀 자유로울 수 있었던 순간이 오더라고요.]

[앵커]

홍이삭 씨가 새롭게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발견하고 그걸 또 뚫어나가는 과정에서 많이 성장한 시간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말씀하시면서도 이게 정리가 되니까 울컥하는 거거든요. (그런 것 같아요.) 참 멋집니다.

[홍이삭/가수 : 감사한 거죠. 이거는 뭐, 제가 어떻게 보면 이 짧은 기간에 제가 받은 그냥 선물 같아서.]

[앵커]

불렀던 곡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또 뭐가 있었을까요?

[홍이삭/가수 : 뭐 다 하나하나 남아요. 그러니까 다 하나의 과정까지 다 기억이 나요. 내가 어떤 마음이었고 어떻게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하나하나 다 저에게 너무 귀한 노래들이었고, 그중에 하나 또 얘기를 해보자면 제일 처음에 했던 '숲'의 노래도 너무 저는 좋았고…]

[앵커]

저희가 그 '숲'이라는 노래를 한번 청해 듣고 싶습니다. 와…마음이 막 몽글몽글해져요. 너무 잘 들었습니다.

[홍이삭/가수 : 저도 갑자기 그때 생각이 좀 나네요. 갑자기 초반에 그 방황했던 그 생각들이 좀.]

[앵커]

그때 당시 심경이 좀 떠오르실 것 같아요.

[홍이삭/가수 : 네, 맞아요. 이 곡을 딱 만났을 때 되게 방황하는 마음을 얘기하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숲이 돼 보겠다고 하지만 내가 숲인지 바다인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어떤 그런 마음이 그냥 저한테는 딱…자연스럽게 선택을 한 이유가 된 것 같아요.]

[앵커]

묵묵히 홀로 그 길을 걸어가면서도 가수가 되는 길은 포기하지 않고 노래 부르는 게 너무 좋았잖아요. 그 힘은 무엇이었을까? 가수라는 게, 노래라는 게 홍이삭 씨에게 어떤 존재였길래 그럼에도 이 길을 걸어가겠다고 했을까?

[홍이삭/가수 : 궁극적으로는 저는 좋은 걸 만드는 걸 좋아해요. 사람들이랑 같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하는 걸 좋아하고 그리고 이 새로운 것들을 창의적으로 하는 그 과정을 너무 행복해해요. 그런 맥락에서 이 노래라는 행위도 너무 저는 창의적이고 그런 행위 자체에 대한 가치를 너무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뭐 유통기한, 자존감 이런 것 때문에 힘든 것도 있지만 내가 좋은 이야기들을 만들고 좋은 음악들을 만들고 (좋은 영향을 미치고) 영향이 돼서 사람들이 좋은 것들을 같이 만들 수 있는 동기부여만 된다면 그러면 내가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즐겁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해서 그래서 음악을 계속 붙잡고 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 가수가 되고 싶고. 노래 부르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 담겨진 뜻이 굉장히 깊었네요.

[홍이삭/가수 : 그렇죠. 그게 저를 좀 버티게 하는 게 되더라고요.]

[앵커]

창의성을 가지고 홍이삭 씨만의 음악 세계를 그려 나가는,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과 그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세계를 만들어 나가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홍이삭/가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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