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 보는데 “구강·항문에 삽입했는데 무죄”…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재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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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법원에 견학을 갔다가 아동 성범죄 사건을 방청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과 범죄를 가리키는 단어들에 고스란히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방청객에 앉은 초등생들은 또래가 피해자인 재판에서 '성기를 삽입했지만 유사 강간이 아니다'는 판결과 함께 '항문 삽입', '성적 욕구', '성 매수' 등의 단어를 들은 후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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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관련 단어 듣는 것보다 아동의 성기를 성인의 구강, 항문에 삽입했는데 무죄라는 판결이 더 충격적”
초등학생들이 법원에 견학을 갔다가 아동 성범죄 사건을 방청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과 범죄를 가리키는 단어들에 고스란히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지난 25일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만든 ‘법원 견학 프로그램’에 따라 창원 시내 초등학교 2곳에서 5학년생 남녀 20여 명이 창원지방법원의 재판 과정을 견학했다.
이날 만 11세의 초등학생들이 들어간 법정은 창원지법 315호로, 이곳에서 당일 다뤄진 형사 재판 7건 중 5건이 성범죄 사건이었다. 성범죄 사건 중 4건은 미성년·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아동 성범죄였다.
재판부는 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그 이유와 일부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자세히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구강·항문에 피해자 성기를 삽입한 행위에 대해 법리상 유사 강간으로 해석할 순 없다”고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을 내놨다.
재판 결과에 대한 의문에 더해 판결 과정에서 ‘성기·구강·항문’이라는 표현이 10여 차례 반복돼 아이들에게 혼란을 줬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곧바로 이어진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매수등) 혐의로 기소된 30대에 대한 재판에서 재판부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내리면서 “13세 피해자에게 돈을 주고 성을 매수하는 행위를 했다. 아동 청소년을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방청객에 앉은 초등생들은 또래가 피해자인 재판에서 ‘성기를 삽입했지만 유사 강간이 아니다’는 판결과 함께 ‘항문 삽입’, ‘성적 욕구’, ‘성 매수’ 등의 단어를 들은 후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부적절 논란이 일자 창원지법 관계자는 “25일 오전 참관이 가능한 재판은 2곳으로 한곳은 재판이 1건뿐여서 315호 법정을 참관하게 됐다”고 해명하며 “부모와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재판을 보여주는 게 교육적이다. 성교육을 위해 굳이 포르노를 보여줄 필요가 없고,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팔·다리가 잘린 시신을 보여줄 이유가 없다”면서 “이런 것이 정서적인 폭력이 아니면 뭐냐”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재판 결과에 대한 의문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 성교육 전문가는 “재판 과정에서 특정 단어들을 들었다는 것보다 미성년자의 성기를 성인의 구강, 항문에 삽입했는데 무죄라는 게 더 충격적이다”고 일침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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