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모인 우주 기업들 “우주청, 일관성 없는 우주개발 정책 해결해야”
“우주청, 임무 중심 수요로 산업화 지원해야”
NASA와 아르테미스 협력 의지 드러내
한국 우주 기업들이 정부의 우주개발 정책이 일관성이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올해 5월 개청할 우주항공청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홍보대사인 폴윤 미국 엘카미노대 수학과 교수와 이태식 과총 회장, 이재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장 등 우주 분야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포럼에 마련된 토론에서는 그동안 정부의 우주개발 정책의 방향성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우주 분야 기업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대표를 좌장으로 해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김이을 쎄트렉아이 대표, 서동춘 컨텍 전무가 토론에 참여했다.
‘1세대 우주 기업’으로 꼽히는 쎄트렉아이의 김이을 대표는 “정부가 산업체를 아웃소싱으로 보는지, 장기적으로 우주 산업의 한축을 담당하는 파트너로 성장하길 바라는지 방향성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며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때도 최고 지도자의 관심이 부족하고, 해외 파트너와의 협상 과정에서도 지원이 없었던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 자체가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상장한 컨텍의 서동춘 전무는 “상장을 하면서 기술 평가를 받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며 “아직 심사 담당자들에게 우주 산업을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정부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우주 기업들은 이르면 올해 5월 설립되는 우주항공청에는 환영하면서도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우주항공청의 역할과 거버넌스가 초기에 정립되지 않으면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이라는 설립 목적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노스페이스의 김수종 대표는 “우주청 설립이 발사체 기업으로서는 환영할 만하지만, 기업들은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산업화 지원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시선이 집중됐다”며 “우주청이 설립되더라도 기존 과기정통부가 주도한 것처럼 연구개발 측면만 본다면 주요 목적을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청이 임무 중심의 수요를 도출해 산업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이을 대표도 “현재 우주청은 우주 분야에서 중요한 국방부와 외교부의 영역이 포함되기 어려운 구조여서 아쉽다”며 “다만 우주청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올해 5월 우주청을 ‘1.0′으로 보고,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 ‘2.0′으로 가급적 빨리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춘 전무도 “다른 나라의 우주청은 민간 영역에서의 산업적인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다. 한국 우주청도 민간 협력만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어 ‘K-뉴스페이스’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앤드류 마시올라(Andrew Masciola) NASA 아시아 대표가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Artemis)’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마시올라 대표는 “NASA는 우주 산업의 성장과 새로운 기술, 기회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며 “한국 우주 기업들도 NASA의 파트너인 우주청과 항우연, 천문연을 통해 미래에 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우주 기업들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NASA와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김이을 대표는 “저궤도 인공위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NASA와 함께 지구 궤도를 벗어나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종 대표는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엔진이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운용하기 좋아 화성을 오가는 우주선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서동춘 컨텍 전무는 “올해 전 세계 지상국을 총 15개로 늘릴 예정”이라며 “NASA의 요청이 있다면 지상국들 부지에 전용 안테나를 설치해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레이저 광통신을 이용한 지상국도 예정하고 있어 NASA와 협력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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