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캡틴 손흥민의 화려한 '몸개그'…분위기 끌어올린 클린스만호

(도하=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클린스만호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화려한 '몸 개그'로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 인근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 대비해 훈련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무려 6골이나 나주며 1승 2무, 조 2위의 성적을 냈다.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요르단과 2-2,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력이 워낙 안 좋아 클린스만 감독과 선수들을 향한 비난 여론도 일고 있다.

25일 치른 말레이시아전 직후에는 선수단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고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26일 훈련 없이 휴식을 부여하며 '안 좋은 흐름'을 끊었다.

그래서인지 이날 훈련장에 나타난 선수들의 표정은 그다지 어둡지 않아 보였다.

손흥민이 '분위기 메이커'로 나섰다.

훈련에 앞서 그를 포함한 대여섯명의 선수가 미니 골대에서 돌아가며 슈팅했다.

손흥민이 '골키퍼'로 나섰다. 두 팔 벌려서 과장된 몸짓으로 슈팅을 막았다.

한 번은 공이 상체 쪽으로 날아오자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넘어졌다. 동료들은 박장대소했다.

훈련 중 손흥민의 목소리는 유독 크게 들렸다. 그는 대표팀이 좋지 않은 흐름을 탈 때면 훈련장에서 늘 그래왔다.

말레이시아전 뒤 기자회견장에서는 "선수들을 흔들지 말고 보호해 달라"고 언론과 팬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훈련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둥글게 선수들을 세워놓고 7분 정도 발언했다. 그의 연설이 끝나고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자 흐렸던 하늘이 개면서 밝은 햇살이 그라운드를 비췄다.

26명의 태극전사 모두가 훈련장에 왔다. 그중 조별리그 2차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이기제(수원)를 제외한 25명의 선수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이기제는 한쪽에서 의무 트레이너와 별도로 훈련을 진행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3차전에서 부상 복귀한 김진수(전북)와 황희찬(울버햄프턴)도 지금 몸 상태가 좋다"면서 "말레이시아전 직후와 비교해 확실히 선수단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사우디의 16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31일 새벽 1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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