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진출 불허→선수협 탈퇴→극적 계약' 사사키 "팬분들께 죄송…ML 뛰고 싶은 마음 예전부터"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팬분들께 오해와 걱정을 드려 죄송하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는 27일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유일하게 계약 미갱신 선수였다가 전날(26일) 계약 합의가 발표된 사사키 로키의 기자회견이 시작됐다"며 "계약 조건 등이 공개되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19일 팬 감사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쏠렸다"고 밝혔다.
사사키는 "먼저 공개석상에서 직접 언급할 기회가 많지 않아 팬 여러분께 보도 등으로 오해와 걱정을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 점을 먼저 팬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사사키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평균 구속 150km/h 중,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진 것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2019년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를 통해 지바롯데에 입단했다. 지바롯데는 사사키 관리에 열심이었다. 2021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사사키는 2021시즌 11경기 3승 2패 63⅓이닝 16사사구 68탈삼진 평균자책점 2.27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2022시즌에는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2022년 4월 10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 '퍼펙트게임'을 완성했다.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연소(20세 157일) 기록이다. 또한 13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세계 기록을 경신했고, 1경기 19탈삼진은 일본프로야구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었다. 2022시즌 사사키는 20경기 9승 4패 129⅓이닝 30사사구 173탈삼진 평균자책점 2.02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는데, 2경기 1승 7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11탈삼진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3.52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7로 좋은 활약을 펼쳐 일본의 우승에 이바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부상 때문에 15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7승 4패 91이닝 18사사구 135탈삼진 평균자책점 1.78 WHIP 0.75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구단에 포스팅을 요청했다. 일본의 경우 프로 입단 1년 차부터 구단의 허락이 있다면, 빅리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데, 지바롯데는 거절했다. 규정상 25세 미만의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때는 금액 제한이 있다. 지바롯데 입장에서는 포스팅 수수료를 많이 받지 못하게 된다. 또한 사사키는 프로 입문 후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 이러한 이유로 지바롯데가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후 양 측의 갈등이 생겼다. 연봉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를 떠날 시기가 다가왔음에도 소식을 들리지 않았다. 또한 지난 25일 사사키가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에서 탈퇴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하지만 26일 극적으로 연봉 협상이 완료됐고 2024시즌도 지바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기자회견에 앞서 지바롯데 마츠모토 나오키 본부장은 "사사키가 구단에 대해 이기적이라든가, 떼를 쓴다든가 하는 이야기가 일부에서 나왔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 부분만 조금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논의 과정에서 구단의 잘못도 있다. 결코 사사키만 이기적이거나 고집을 부린 것이 아니다. 미국행에 관해서는 정말 입단 초기부터 이야기했던 것이다. 작년에 갑자기 미국에 가고 싶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고 사사키를 감쌌다.
사사키는 기자회견에서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금액에 만족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후 포스팅에 대해 "입단 초기부터 구단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야구를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말이다"며 "연봉 협상은 대리인을 통해 진행했다. 여러 가지를 구단과 시간을 들여 이야기했기 때문에 계약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사키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미래에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우선 올 시즌을 잘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는 부상도 있었고 생각만큼의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개인도 그렇고 팀도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더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사키는 빅리그 진출의 꿈에 불을 지핀 것이 WBC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대표팀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여러 자극을 받았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물론) 모두가 정말 훌륭한 선수였기 때문에 모두에게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사사키는 먼 미래보다 가까운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빅리그 도전 시기에 관한 질문에 "우선은 올 시즌을 뛰어야 한다. 그 부분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눈앞의 시즌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고 밝혔다.
과거 지바롯데에서 활약했던 마에다 유키나가는 현재 일본 매체 '히가시스포츠웹'에서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는 칼럼을 통해 "사사키가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하지만 현재로서는 조기, 더군다나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 이적은 '힘들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소속 구단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세간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바다를 건너면 그의 이미지가 땅에 떨어질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마에다 역시 사사키의 능력을 믿는다. 하지만 사사키가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풀타임을 치르며 더 많은 활약을 하고 빅리그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설득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사사키는 오릭스전에서 역대 최연소 퍼펙트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프로 4년 동안 사사키는 아직 단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적이 없다"며 "사사키가 내년 오프시즌에 반드시 메이저리그 이적을 실현하고 싶다면, 어쨌든 지바롯데를 우승으로 이끌기 위해 올 시즌 모든 것을 쏟아내 지바롯데와 모든 팬들을 설득해야 한다. 천부적인 능력을 가진 사사키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