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직원 일감 덜기용으로 전락한 인천공항 '자동심사대'

이병기 기자 2024. 1. 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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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청 “승객 자의로 이용 선택...아이 동반 승객 등 유인심사 안내”
지난해 4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는 모습. 연합뉴스

 

빠르고 편리한 입출국 수속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등에 설치한 자동출입국심사대가 법무부 직원들의 일감 덜기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직원들이 담당하는 유인심사대 대신 자동심사대로 여객들을 우선 배치하다 보니 오히려 줄이 길어져 심사가 늦어지거나 번거로움을 겪어서다.

27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2~5번 출국장 4곳과 제2여객터미널(T2) 출국장 2곳에서 자동심사대와 유인심사대를 운영하고 있다. 입국장은 T1과 T2 각각 2개 구역에서 가동한다.

인천청은 출입국심사장 혼잡도 등 당일 현장 상황에 따라 1개 구역 당 자동심사대는 8~10대를, 유인심사대는 2~3대를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인천청 공무원들은 유인심사대를 맡고, 자동심사대는 공무직들이 담당한다.

문제는 여객들이 심사장으로 들어갈 때 당일 근무조 팀장이 통로 중앙에 서서 여행객들 의지와 상관 없이 자동심사대 쪽으로 안내한다는 점이다.

인천청 한 공무직 A씨는 “심사장 근무조 팀장은 자동심사대 줄이 길고, 유인심사대가 널널해도 여객들을 자동심사대로 우선 안내한다”며 “이로 인해 비행기를 놓치거나 발만 동동 구르는 여객들이 다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 중에는 자동심사대에서 지문 인식이 안 되는 때가 많은데, 공무원들은 무조건 자동심사대에서 먼저 해보고 안 되면 스티커를 받아 유인심사대로 보내라고 한다”며 “결국 여객들만 불편을 겪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무직 직원 B씨는 “1~2년 전 유인심사대에서 여권이 바뀐 외국인 여성이 그냥 통과하는 일이 있었다"며 “직원이 에어사이드 안쪽에 들어가 해당 여성을 찾아와 내부적으로 종결한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자신들의 일감을 덜고, 책임 회피를 위해 자동심사대로 여객들을 보내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측은 “유인·자동심사대 이용은 본인 의사에 따라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며 “자동출입국심사대 이용이 어려운 어린이 동반 승객, 노약자 등은 유인심사대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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