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 뒤에 찾아온 행운' 김세영이 말하는 '골프의 진리'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2024년을 준비한 김세영, 올 시즌 첫 무대인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1라운드 그의 성적은 4언더파 공동 4위, 조금만 더 집중한다면 선두권까지 치고 오를 수 있는 스코어였다. 바람의 영향이 덜한 오전조였기에 기대는 더욱 컸다.
하지만, 김세영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전반홀에 찾아온 찬스들 가운데 단 두개만을 홀컵에 적중시키며 두타를 줄인 김세영은 후반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 초반인 1번 홀에서부터 보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4번 홀 버디 후에는 5, 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스코어를 까먹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은 굳어졌다.
하지만, 불운 뒤의 김세영에게는 행운이 찾아왔다. 8번 홀 파5에서 김세영은 그린 주변으로 공을 붙였다. 안정적인 칩인을 노릴 수 있었지만 김세영은 과감하게 퍼터를 공략했다.
그리고 김세영의 손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이글, 2라운드 내내 불운했던 김세영에게 한줄기 빛이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김세영은 2라운드에서 두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를 기록, 1위 넬리 코르다에 네타 뒤진 공동 6위에 자리를 잡았다.
2라운드를 모두 마치고 몬스터짐 카메라 앞에 선 김세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라운드 소감에 대해 "잘 쳤는데도 핀을 맞고 그린으로 나가버리고 그런 상황이 있었다. 불운도 있었지만 마지막 한 홀을 남기고 이글을 해서 기분 좋게 마무리를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글 상황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김세영은 "생각치도 못했는데 거의 마지막에 와서 이글이 나왔다. 오늘 좀 기운이 나지 않았는데 이글을 하면서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라고 이글이 가져다 준 활력을 이야기했다.
이글 당시 칩인보다 과감한 퍼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칩인 라이가 좋지 않아 오히려 퍼터를 하는 것이 나았다."라고 말한 김세영은 "그린 주변에 잔디가 짧아서 웨지보다는 퍼터가 더 낫겠다고 생각해서 퍼팅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경기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하고 최근 LPGA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 시즌 KLPGA 선수들을 포함해 많은 한국 선수들이 미국 무대에 입성했다.
후배들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김세영은 반색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김세영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미디어 세션이라고 만나는 자리를 가졌는데 내가 오니까 후배 선수들이 일어나서 인사를 하더라. 나도 이제 나이가 찼구나라고 느꼈다."라고 웃었다.
이어서 "어린 선수들이 LPGA에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고 앞으로도 원하는 바를 이루면 좋겠다."라고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김세영은 후배들에게 애정을 아끼지 않는 선수 중 한명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신인왕을 차지한 유해란에게 밥을 사주기도 했다. 김세영은 "한국에 사는 집도 가까워서 모여서 밥을 먹었다. 해란이는 맛있는 것들을 집에 갖다준다. 착하고 예쁜 동생이다."라고 칭찬했다.
유해란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김세영에게 미국에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묻는다. 김세영은 그럴 때마다 착실하게 답변을 해준다. 후배들은 조금 더 수월하게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세영은 "후배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 캐디를 구할 수 있는 지, 이동을 할 때 비행기는 어떻게 하는 지 주로 물어보는 편이다. 각자 매니저들이 있지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은 도와주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세영은 올 시즌부터 함께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가르침을 많이 주는 아버지보다 어머니와 대화를 더욱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이야기한 김세영은 "어머니와 그동안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전지훈련부터 함께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고 고마워했다.
이제 후배들의 멘토가 된 베테랑 골퍼 김세영은 이제 부활을 향한 마지막 2라운드를 소화한다. 남은 라운드 계획에 대해 김세영은 "좋은 찬스들을 많이 살리지 못한 것 같아 내일 더 잘칠 수 있도록 연습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연습장으로 향했다.
사진,영상=미국 플로리다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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