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카타르] 한국이 언제부터 'FIFA 랭킹 130위' 팀을 상대로 심판 탓을 했는가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최병진 기자]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져야 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 충격적인 3-3 무승부를 거둔 뒤 클린스만 감독의 발언은 ‘심판’을 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먼저 경기 소감을 이야기하며 “2번의 실점에서 아쉬운 판정이 있었다. 황인범의 장면도 반칙이었고 페널티킥(PK)을 선언한 장면도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전했다.
동문서답도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부재’에 대한 질문에 “선수들과 논의해보겠다”며 갑자기 한국이 이전 경기에서 받았던 경고들을 언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고무적인 건 추가 경고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장을 받았는데 돌이켜 보면 경고가 아닌 장면도 있었다. 수비하는 상황에서 옐로카드가 나올 수 있다”면서 질문에 맞지 않는 설명을 했다.
물론 경기마다 억울한 장면이 나올 수 있고 그 상황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하지만 우승을 원하는 팀이라면 적어도 말레이시아를 상대할 때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가장 먼저 언급해서는 안 됐다.
말레이시아를 무시하는 발언이 아니다. 한국의 FIFA 랭킹은 23위, 말레이시아는 130위다. 무려 107 단계나 차이가 난다. FIFA 랭킹이 모든 걸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두 팀의 차이가 어느 정도 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심판 탓이 용납될 수 없는 순위 차이다.
더욱이 판정에 대한 불만은 경기를 잘 펼치는 가운데 억울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능하다. 말레이시아전은 이 또한 아니었다. 한국은 ‘볼 점유율’만 앞섰다. 공격은 무의미한 크로스를 반복했고 수비는 상대 역습에 여러 차례 휘청이며 3골을 헌납했다. 핑계가 불가능한 경기력이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가장 먼저 심판에 불만을 표출했도 다시 한번 판정을 이용해 ‘경고 관리 성공’이라는 만족 포인트를 찾아냈다.
아무리 동남아시아 축구가 성장했고 최근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더라고 확실하게 승리를 거뒀어야 하는 경기였다. 그리고 적어도 이러한 경기를 펼쳤을 때는 가장 먼저 경기력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
[사진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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