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영토에 핵무기 배치 계획” 15년 만의 재배치

‘보증 임무’ 위해 숙소공사…핵무기 관리 뜻해
폭발력 조절 가능한 ‘스마트 원자폭탄’ 보낼 듯

영국 레이큰히스(Lakenheath)의 미군 공군기지에 배치된 F-15. 홈페이지 캡쳐

미국이 15년 만에 영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이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미국이 핵무기 재배치를 위해 영국 남동부 서퍽에 있는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의 시설을 개선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미 국방부 조달 웹사이트 문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고가치 자산’ 보호를 위해 이 기지에 필요한 방탄 방패 등 장비를 주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서는 오는 6월 미군 막사 신축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관련 문서에는 잠재적 ‘보증 임무’로 증가하는 병사를 수용하기 위해 144개의 침상을 완비한 숙소를 짓는 계획도 들어 있는데, 보증 임무란 미 국방부 내에서 핵무기 관리를 뜻하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핵무기가 영국에 다시 배치되면 대응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미 국방부 문서에도 핵무기 저장 장소 목록에 영국이 추가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국방부 당국자들은 레이큰히스 공군기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확인했지만 공중 발사 핵폭탄을 두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았다.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는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미군의 F-35 라이트닝Ⅱ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돼 있다. 더타임스는 레이큰히스 공군기지가 다시 핵무기 기지가 될 경우, 미국이 지난 2008년까지 배치했던 핵 중력탄의 개량형(B61-12)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B61-12는 폭발력을 조절할 수 있어 ‘스마트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미국의 최신형 전술핵무기다.

실제로 미국 핵무기가 영국에 재배치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서유럽권과 러시아 간 관계가 더욱 냉각되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