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PICK!] 베트남 한달살이, 출발 전 챙겨야 할 것은?
베트남 화폐, 현지에서 달러로 환전해야 유리
택시 잡을 수 있는 ‘그랩’ 앱 내려받기는 필수
‘점점 가까워지는 나라’
바로 베트남 이야기다. 베트남은 비행 시간이 길지 않고 물가도 저렴하다. 한류 열풍이 여전해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도 우호적이다. 이런 이유로 단기 여행은 물론 한달 이상 장기 체류를 위해 베트남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자 역시 최근 1년새 여행과 취재를 목적으로 두번이나 베트남을 찾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방문하고 싶은 나라의 문화와 역사, 현지 분위기, 생활상 등을 미리 공부해두면 여행의 깊이가 달라질 터! 2024년 달력을 보며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도전! 베트남 한달살이 A to Z’를 연재한다.
신나는 여행이 되려면 철저한 준비과정이 앞서야 한다. 베트남에 가기 전 유리한 환전방식, 유용한 베트남어 표현, 꼭 내려받아야 할 어플리케이션(앱), 날씨를 포함해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체크리스트’를 정리한다.
◆여행 준비의 시작은 환전=돈을 잘 써야 여행도 즐거운 법. 환전을 해야 비로소 여행을 간다는 걸 실감하기 마련이다.
사실 해외결제가 되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가 있다면 굳이 환전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우리나라처럼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고, 이에 부응해 웬만한 식당과 상점에서는 신용카드를 받는다. 카드에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 등의 표식이 있다면 외국에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수수료 부담도 크지 않다. 실제 베트남에서 기념품을 사면서 신용카드를 썼는데 생각보다 수수료가 많지 않았다. 한화 청구금액 2만1960원에 수수료는 29원. 요율이 0.13%에 불과하다.
해외결제가 가능한 카드가 편리하지만, 여전히 현금만 받는 영세한 곳도 있어 일정액의 베트남 화폐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은행 점포를 가는 것보다는 인터넷·모바일에서 환전해야 높은 우대율을 기대할 수 있다. 공항 내 환전소는 수수료가 높으니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돈을 바꿔놓는 것이 좋겠다.
또 원화→베트남동으로 바로 바꾸기보다는 원화→달러→베트남동으로 환전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하다.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한 후 현지에 가서 다시 베트남 돈으로 교환하라는 말이다. 현지 환전소에서 달러 가치를 더 쳐주는데다, 대도시나 관광도시에는 아예 달러를 받는 상점이 꽤 있으니 여러모로 미화의 쓸모가 빛을 발한다.
◆화폐단위가 큰 ‘베트남 동’ …헷갈리지 않으려면=베트남의 화폐단위는 ‘베트남 동(VND)’ 이다. 베트남 화폐의 첫인상은 이렇다. ‘0’이 많이 붙어 있어 큰돈을 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화와 견줘 화폐단위가 꽤 큰 편이다. 화폐단위를 하향해 조정하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 시급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1월 23일 오전 5시6분을 기준으로 베트남 동의 환율은 100동에 5.4원. 화폐단위가 큰 베트남 지폐의 가치를 잽싸게 파악해보려면 이 계산법을 추천한다. 지폐 액면가에서 0을 빼고 2로 나누는 식이다. 가령 물건 가격표에 20만동이 적혀 있다면 해당 방식(200000동×1/10×½)에 따라 대략 ‘1만원 정도 하겠구나’ 가늠해볼 수 있다.
◆간단한 베트남어 익혀볼까=베트남 사람들의 영어 구사 능력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호텔 프런트 종사자 등을 제외하고는 이들과 영어로 대화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좋다.
간단하게나마 베트남어를 연습해 간다면 실전에 큰 도움이 된다. 베트남어 특성상 인사말은 음절이 짧고 운율감이 있어 외우기도 쉽다.
먼저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에머이(Em ơi)’다. 우리나라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이름이기도 해 꽤 친근하다. 이는 누군가를 부를 때 쓰는 것으로 ‘저기요~’ 정도로 해석해볼 수 있겠다. 누군가 에머이라고 부른다면 상대방과 대화를 시작할 준비를 해야 한다.
안녕하세요를 뜻하는 ‘씬짜오(Xin chào)’, 고마움을 표현하는 ‘깜언(Cảm ơn)’, 미안할 때 쓰는 ‘씬로이(Xin lỗi)’, 헤어질 때 인사인 ‘땀비엣(Tạm biệt)’도 유용하다.
예라고 대답할 때는 ‘파이(Phải)’, 아니오라고 할 땐 ‘콩파이(Không phải)’, ‘I’m fine'이나 ‘No problem’처럼 괜찮다라고 말하고 싶다면 ‘콩사오(Không sao)’를 기억해두자.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바오 니에우 띠엔(Bao nhiêu tiền?)’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가격이나 요금을 물을 때 쓴다.
언어는 늘 사람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간단한 표현만 잘 숙지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상황을 더 빨리 파악하게 되고, 상대방의 호의를 얻기가 쉬워진다.
◆베트남의 한겨울은 한국의 늦봄?=한국에 남북을 반으로 가르는 38선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17도선이 있다. 두 나라에 있어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숫자다. 이는 모두 위도를 뜻하는 것으로 북반구에서 베트남이 한국보다 어림잡아 21도가량 낮은 곳에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적도에 가까울 테니 그만큼 더운 나라라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기자가 지난해 12월초에 하노이를 찾았을 때도 우리나라의 늦봄과 같은 날씨를 보였다. 현지 매체 소식을 종합해보면 베트남도 한국처럼 이상기후에 시달린다. 보통 하노이의 겨울엔 쌀쌀할 정도의 추위가 와야 하는데 비정상적으로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날씨가 변화무쌍한 만큼 반소매 셔츠를 포함해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 이렇게 입으면 날씨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기가 수월하다.
베트남의 날씨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영토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데다, 달랏 같은 고지대는 위도와 상관없이 의외로 선선한 기후를 보인다. 가고자 하는 도시의 날씨를 인터넷·모바일 등으로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여행객의 발이 되어줄 ‘그랩’은 필수=베트남에 가기 전 ‘그랩’이라는 어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는 것은 필수다. 사용자의 가까운 곳에서 택시를 연결해주는 앱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카카오택시’와 비슷하다.
사용방법은 어렵지 않다. 앱의 목적지란에 가고 싶은 건물이나 관광지 등의 이름을 베트남어로 넣으면 가까이 있는 택시가 접근해온다.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택시가 금방 잡힌다. 여기에다 목적지까지의 택시비까지 계산해 알려준다.
앱의 도움 없이 택시를 잡았다가는 자칫 바가지를 경험할 수 있다. 택시 기사가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를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카카오택시도 베트남에 진출한 만큼 자신에게 맞는 앱을 고르면 되겠다.
구글맵과 구글번역기 역시 쓸모 있다. 구글맵은 자신이 있는 곳 주변을 온라인 지도로 보여주고, 구글번역기는 식당 메뉴판이 어떻게 쓰여 있는지 한국말로 빠르게 번역해 알려준다. 즉석에서 우리말을 베트남어로 바꿔주는 ‘말하는 번역기’ 앱도 나왔다.
구글맵이나 그랩을 사용하려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돼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와이파이 연결기’를 빌리면 여행이 한결 편리해진다.
◆베트남국적기, 직항을 타라=비행기표는 ‘하노이-서울’ 왕복을 기준으로 조건에 따라 50만~150만원 사이에서 살 수 있다(2024년 1월 기준). 베트남행 비행편을 고민한다면 합리적인 가격대의 ‘베트남국적기 직항’이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다.
‘베트남항공’을 직접 타본 결과 직원의 서비스나 기내식 수준이 국내 항공사 못지않다.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경유보다는 직항을 타는 것을 권한다. 직항은 베트남에 도착하기까지 5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1회 경유하면 탑승시간이 2배가량 늘어난다.
베트남과의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느리다. 시차 때문에 베트남에 갈 땐 2시간을 얻는다. 가령 낮 12시 비행기를 타고 5시간 걸려 하노이에 도착한다면 현지 시각은 오후 3시가 된다. 반대로 하노이에서 서울로 되돌아올 때는 2시간을 잃게 된다. 대신 비행시간은 갈 때 5시간에서 올 때 4시간으로 한시간가량 짧아진다. 비행기가 갈땐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과 부딪혀 속도가 느려지고, 올땐 바람을 탈 수 있어 속도가 좀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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