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연쇄살인사건…‘트라우마’ 형사는 범인을 찾아낼까 [주말 뭐 볼까 OTT]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정신적 상처가 큰 우지에가 살인사건을 수사하기에는 부적당하다는 상사의 주장은 일리 있어 보인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범인을 쫓는 형사도 주변으로부터 '버려진 사람들'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넷플릭스 바로 보기 | 18세 이상
해변가에 시체가 있다. 근처에 있던 형사 우지에(장쥔닝)가 발견한다. 우지에는 운명적으로 자신이 담당해야 할 사건으로 여긴다. 하지만 상사는 우지에의 수사를 원치 않는다. 우지에는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자친구의 그림자에 짓눌려 있다. 느닷없는 죽음이라 죄책감이 크다. 우지에가 새해를 맞기 전날 밤 바닷가를 찾은 이유는 남자친구를 따라가기 위해서였다. 정신적 상처가 큰 우지에가 살인사건을 수사하기에는 부적당하다는 상사의 주장은 일리 있어 보인다.
①그들은 왜 살해됐을까
피해자는 태국 여성이다. 대만에 일하기 위해 온 이주노동자다. 시체에는 심장과 손가락 하나가 없다. 의문 어린 죽음이다. 우지에는 상사의 반대에도 수사에 착수한다. 단서는 없다. 막 경찰학교를 졸업한 새내기 형사가 우지에를 돕는다.
우지에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로부터 전화가 온다. 시체가 추가로 더 있다는 제보다. 살인범은 아닌 듯하다. 사건은 연쇄살인사건으로 번진다. 젊은 남성 하나가 용의선상에 떠오른다. 공장에서 일하는 린유셍(롼징티엔)이다. 그는 불법 이주노동자를 관리한다. 해변에서 발견된 살인 피해자의 연인이었다. 피해자의 동생은 언니와 연락이 끊기자 대만에 왔다가 종적을 알 수 없는 상태다.
②감성 어린 스릴러
린유셍이 연쇄살인범일까. 아니면 피해자의 연인에 불과한 걸까. 우지에는 사건을 들여다볼수록 옛 연인에 대한 기억을 떨칠 수 없다. 사랑하던 여인이 사라져버린 린유셍의 처지는 우지에의 고통과 겹친다. 끔찍한 살인사건을 소재로 했으나 영화는 두 사람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해낸다. 화면에는 눈물이 밴다. 서글픈 스릴러다.
우지에는 악조건 속에서도 범인을 쫓는다. 범인은 의외의 인물이다. 그는 마음의 상처가 있다. 상실의 아픔이다. 분노를 애먼 사람들에게 표출하면서 피해자들이 늘어난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소외된 자들이다.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사회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범인을 쫓는 형사도 주변으로부터 ‘버려진 사람들’이다.
③고도성장 대만에 드리운 그림자
영화는 고도성장 국가 대만의 어둠을 에둘러 표현한다. 저임금 이주노동자들이 절실한 경제 체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존재이나 인권을 무시당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이 만들어낸 대만의 모습을 그려낸다.
원래 대만에 살던 사람들이라고 안락하지 않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나 마음에는 그늘이 져 있다. 그들의 심정을 대변하듯 영화는 밤이나 비 오는 낮 장면을 주로 담아낸다. 화면에서 눅눅함이 묻어 나오는 듯하다. 경제는 성장했으나 눈앞에 있는 초강대국 중국에 의해 언제든 삶은 부서질 수 있다는 대만 국민의 두려움을 영화가 반영했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뷰+포인트
대만 영화의 저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최근 한국에는 청춘 로맨스물로만 알려진 대만 영화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다. 스릴러의 미덕이라 할 스릴과 서스펜스의 강도는 약하나 배우의 호연, 정성 들여 만들어낸 화면 구성 등이 눈길을 잡는다. 연인을 잃은 여자 형사의 심적 고통을 표현한 장쥔닝의 연기는 특히 눈 여겨 볼 만하다. 새롭다고 할 수 없는 이야기, 조금은 진부한 전개, 다소 맥 빠지는 반전이 아쉽기는 하다. 2022년 대만에서 개봉한 영화로 그해 중국어권 최고 권위 영화상인 금마장에 신인감독상과 미술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관객 6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년간 나라 흔든 ‘사법농단’에 실체 없었다? 그 책임 누가 지나?
- "아들 걸고 정치 관심 없다" 백종원, 또 정계 러브콜?
- "너 같은 여자는 서울역에 널렸다"... '아내 살해' 변호사, 10년 간 정서학대
- 배현진 기다리다 16회나 가격... 돌 떨어뜨리자 맨손으로 내리쳤다
- 양규·이순신·이태신 홀릭...'핵개인주의' 청년 세대는 왜 '참군인'에 빠졌나
- "백윤식이 문서 위조" 주장한 30세 연하 전 연인... 무고 혐의 재판행
- 짧아진 주기, 누구든 공격... '정치혐오' 일상화, 15세 테러범 낳았나
- 말로만 자성한 여야, 음모론·권력다툼 골몰하다 '정치테러' 부메랑 맞았다
- '화투 한 판 치자' 할머니들 불러내 흉기로 살해...50대 '징역 35년'
- 손흥민 "선수 흔들지 말고 보호해달라" 호소한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