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어르신의 500회 헌혈…대를 잇는 헌혈봉사
[생생 네트워크]
[앵커]
지난 48년 동안 500회에 이르는 헌혈을 해온 어르신이 있습니다.
나이 제한 탓에 올해 70세를 끝으로 헌혈 봉사를 마무리한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손자가 할아버지의 뜻을 잇기로 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고휘훈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얼굴에 미소를 품고 헌혈대로 향합니다.
늘 그래왔듯 소매를 걷어 올리고 맨살을 드러냅니다.
올해 70살인 이영호 어르신은 이날 헌혈 횟수 500회를 기록했습니다.
특별하다면 특별할 수 있는 이 기록은 지난 48년 동안 적어도 매달 한 번씩 헌혈해서 이룬 결과입니다.
이 씨는 그동안 혈소판 헌혈 160회를 비롯해 혈장 헌혈 244회, 전혈 헌혈 96회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앞으로도 2번 정도만 더 헌혈할 수 있습니다.
헌혈은 만 16세부터 만 69세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977년 1월, 부산역 앞에서 대기하다 혈액차 직원의 권유로 우연히 시작한 헌혈은 그 뒤로 늘 삶의 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영호 / 헌혈봉사자> "이웃사랑 말은 듣기만 했지만, 이때까지 행동으로 실천하려고 애썼는데 그 결과가 48년째 이렇게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것 너무 감사한 일이고 기쁜 일이고…"
이 씨의 17세 외손자도 동행했습니다.
만 16세를 넘기면서 헌혈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첫 헌혈, 이 씨의 외손자는 할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습니다.
<김지겸 / 외손자> "전 처음이라서 조금 떨리고 할아버지가 헌혈 많이 했다는 게 굉장히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것 같습니다. 앞으로 (헌혈)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외손자까지 이어지는 헌혈봉사에 이 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영호 / 헌혈봉사자> "손자가 옆에 같이 헌혈하는데, 대물림할 거를 생각도 안 했는데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이 씨는 이날 500회 헌혈자로 부산에선 3번째, 전국에서 95째로 기록됐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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