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여친 190차례 찔렀는데 우발적?” 딸 얼굴 공개한 유족

“딸이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건 가해자 주장일 뿐”

JTBC사건반장 캡처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결혼을 약속하고 동거 중인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유족 측은 1심 판결에 대해 항의하는 뜻으로 숨진 딸의 사진을 공개하며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부(김신유 지원장)는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직접 경찰 신고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A씨는 작년 7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 소재 자신과 피해자 B씨의 집에서 흉기로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결혼 날짜를 잡고 동거하던 중이었다. A씨는 이웃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 중 B씨에게 ‘정신지체냐’는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를 흉기로 190번 이상 찔러 살해한 후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신고했다.

검찰은 1심 재판에서 A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부과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유족은 1심 판결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숨진 B씨의 사진을 공개하고 엄벌을 촉구했다.

B씨 유족은 JTBC 사건반장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건 가해자의 주장일 뿐이다”라며 “한평생 아팠던 딸이 마지막 순간에도 고통스럽게 갔는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또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준 유족 위로금으로 인해 A씨가 감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모든 구상권은 국가로 한다. 가해자와는 개인 합의를 보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4200만 원을 받았는데, 이 위로금이 구조금으로 바뀌면서 국가가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며 합의금 명목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B씨 어머니는 “대체 어느 부모가 4200만 원을 받고 아이 목숨을 내주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은 그러면서 B씨의 이름과 얼굴,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A씨를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항소이유에 대해 “(A씨가) 자신과 결혼을 약속한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고, 피해자의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으며, 범행을 반성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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