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 성전환 수영 女선수’ 토머스, 출전 자격 회복 위해 CAS에 소송
국제수영연맹(World Aquatics·WA)의 규정 강화로 여자부 경기 출전이 사실상 금지된 트랜스젠더(성전환)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25·미국)가 출전 자격을 다시 얻기 위한 법적 다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27일 “토머스가 엘리트 여성 경기에 다시 출전하고자 스포츠중재재판소(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CAS)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CAS는 “지난해 9월 중재를 시작했고, 그동안 엄격한 비밀 규정을 지켜왔다”면서도 “양측이 절차와 관련된 일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이런 소송 제기 사실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원래 남성으로 태어난 토머스는 고교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펜실베이니아대 재학 시절인 2019년부터는 호르몬 요법을 통해 여성이 되는 성전환 과정을 밟았다. 그는 2019-2020시즌엔 남자부 소속으로 경기를 뛰었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를 거쳐 2021-2022시즌부턴 여자부 소속으로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다. 이 당시에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가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은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용해 이런 일련의 과정이 가능했다.
남자부 시절엔 나이별 미국 랭킹이 400∼500위권이었던 토머스는 여자부로 소속을 옮기자 성적이 수직상승했다. 그는 2022년 3월 미국대학선수권 여자 자유형 500야드에서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를 제치고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그리고 미국을 넘어 스포츠계에 ‘성전환 여성 선수가 여성 스포츠에서 뛰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에 대한 논쟁을 확산시켰다. 특히 여성 선수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고, “남자 생식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지 않은 토머스와 똑같은 라커룸을 쓰는 게 끔찍했다”는 동료의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후 국제수영연맹이 2022년 6월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자 토머스는 이때부터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목표도 꺾였다. 이에 토머스가 출전 자격 회복을 위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CAS는 “토머스는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에 기반을 둬야 하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일부 규제는 적절하다고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몇몇 조항이 차별적이기 때문에 개정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심리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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