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카타르] 클린스만식 '4-4-2' 붕괴...더 큰 문제는 '플랜B'도 없다는 것→예견된 참사였나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최병진 기자] 플랜 B 부재가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방으로 볼을 옮기는 속도를 끌어올려 빠르게 득점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했다. 이전까지 주로 왼쪽 윙포워드로 활용했던 손흥민을 중앙으로 옮겼다. 손흥민의 득점력과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활용하면서 조규성과의 콤비를 구성했다.
좌우 측면의 황희찬과 이강인은 일명 ‘반대발 윙어’ 역할로 박스 안을 타격했고 두 선수가 안으로 좁히는 공간을 좌우 풀백이 공격에 가담해 활용했다.
문제는 세부적인 전술과 공격 밸런스였다. 이전의 평가전에서도 세밀한 플레이보다는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득점을 노리는 모습이 반복됐고 중원에 두 명의 미드필더만을 매치하면서 밸런스가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은 아시안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말레시이사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하이라이트였다.
한국은 볼 점유율을 높여갔으나 말레이시아의 밀집 수비를 공략할 방법을 찾지 못했고 측면에서 단순한 크로스로 공격을 이어나갔다. 결과적으로 3골을 기록했으나 필드골은 없었고 코너킥, 프리킥, 페널티킥(PK)으로만 득점을 뽑아냈다.
수비 밸런스는 더욱 심각해졌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면서 무려 6골을 허용했다. 바레인전 1실점, 요르단전 2실점 그리고 말레이사전 3실점으로 매 경기 실점이 늘어났다. 밸런스가 깨지면서 역습을 허용하는 빈도가 늘었고 자연스레 실점도 많아졌다.
더 심각한 건 ‘플랜 B’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전까지 4-4-2 포메이션이 통하지 않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전술을 준비하지 않았다. 오직 같은 포메이션으로만 경기에 나섰다.
라인업뿐만 아니라 선발 명단과 교체 카드에서도 다양성이 부족했다. 본선에서도 2차전까지 동일한 라인업을 구성했으며 3차전에 일부 선수들에 변화를 주자 조직력은 더욱 흔들렸다.
결국 한국은 대회 끝까지 지금의 전술과 스타일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상대 팀은 한국을 더욱 편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적어도 조별리그에서는 플랜 B의 부재로 발목을 잡힌 클린스만호다.
[사진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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