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약혼자를 총격 살해, 숨겨진 진실은…‘징역 100년’ 앤드루 서 조기 석방

조재연 기자 2024. 1. 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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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때 누나의 동거남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은 앤드루 서(50·한국명 서승모)씨가 복역 30년 만에 모범수로 인정받아 조기 출소했다.

26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서 씨는 이날 오전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의 교도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과 변호인의 마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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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 출신 대학 장학생, 누나 사주로 동거남 살해
“가족 위해 옳은 일 한다 생각”…복역 30년만 출소
앤드류 서 씨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House of Suh).

19세 때 누나의 동거남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은 앤드루 서(50·한국명 서승모)씨가 복역 30년 만에 모범수로 인정받아 조기 출소했다.

26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서 씨는 이날 오전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의 교도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과 변호인의 마중을 받았다. 서 씨는 오랜 시간 응원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시카고 한인교회 교인들이 준비해 준 두부를 먹으며 출소를 자축했다.

트리뷴은 서 씨의 석방 소식을 전하며 "성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한 모범수에게 감형 특혜를 주는 새로운 법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또 출소자에게 두부를 먹이는 한국의 관습을 소개하며 "지난 시간 있었던 부정적인 것들을 모두 깨끗이 씻는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서 씨를 변론해온 비영리단체 ‘일리노이 교도소 프로젝트’(IPP) 법률고문인 캔디스 챔블리스 변호사는 "서 씨가 지난 24일 조기 출소 가능성을 통보받고 무척 기뻐했다"며 "그는 제2의 인생을 살 준비가 충분히 됐다"고 말했다.

서 씨의 이야기는 시카고 한인 이민사에서 한 편의 비극과도 같은 사건으로 남아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서 씨는 두 살 때인 1976년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미국 시카고로 이민했다.

그러나 이민 9년 만에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세탁소를 운영하며 남매를 키우던 어머니마저 2년 후 강도에게 살해당하자 서 씨는 다섯 살 위인 누나 캐서린에 의지해 살아야 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는 아픔 속에서도 유명 사립고등학교인 로욜라 아카데미에서 학생회장을 지내고, 미식축구 선수로도 활약한 그는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듯했다.

그러나 대학 2학년이던 1993년, 누나의 지시대로 집 차고에 숨어있다가 누나의 동거인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쏘면서 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캐서린은 서 씨에게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상속받은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학대한다"며 살인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다룬 2010년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House of Suh)에서 서 씨는 "오두베인을 죽이는 것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보호하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2017년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누나 캐서린이 80만 달러(약 10억 원)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캐서린은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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