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이기는 선수가 중심, 내야진 모두 긴장할 것"...왜 롯데는 김민성의 나이를 생각하지 않았나
[OSEN=조형래 기자] "경쟁 이기는 선수 중심으로 팀이 돌아갈 것이다. 내야 전 포지션이 긴장하지 않을까요?"
FA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듯 했던 롯데 자이언츠가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발을 들였다.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6)을 영입했다.
롯데는 지난 26일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내야수 김민수(26)를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민성의 계약조건은 2+1년 총액 9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총액 5억원, 옵션 2억원)이다. 롯데는 김민성을 영입하면서 "프로선수로서 책임감이 강하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김민성 선수가 젊은 선수단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4년 만에 입단 구단에 복귀하게 된 김민성 선수는 “먼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와서 감회가 새롭다. 부산 팬들의 응원 목소리가 생생하다. 진심으로 대하고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도 감사 드린다”며 “롯데에는 젊고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으니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공격과 수비에서 팀이 바라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열정적인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LG 트윈스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
내야진 양적 질적 하락, 한동희 군입대...김민성 영입 당위성은 충분했다
━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이 없었고 유출만 있었다. 전준우를 4년 47억원에 잔류시켰지만 주전 2루수 안치홍을 잃었다. 지난 4년 동안 주전 2루수를 맡았던 안치홍은 4+2년 총액 72억원에 한화와 계약했다.
주전 2루수가 이탈하며 내야진은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하락했다. 2루수로 데뷔해서 우익수, 1루수 등 포지션을 계속 옮긴 고승민(24)이 다시 2루수로 돌아와서 주전 2루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고 지난해 쏠쏠한 활약을 펼친 박승욱(31) 등을 비롯해 이학주(34) 정대선(20) 등이 기존 내야진에서 경쟁을 펼칠 예정이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로 오선진(34)과 최항(30)을 데려오면서 내야진을 수적으로 보강했다.
하지만 롯데는 만족하지 않았다. 공수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고 또 베테랑으로서 팀에 리더십을 더해줄 수 있는 FA 김민성에게 끌렸다. 지난해 부진했던 한동희(25)가 오는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계획하면서 김민성 영입의 당위성이 더해졌다. LG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상황을 체크하던 롯데가 접근했고 김민성과 계약을 이끌어냈다. LG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김민성을 데려왔다. 김민성도 향후 출전 기회가 줄어들 LG보다는 롯데에서 더 많은 출전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판단했다.
━
"우리는 리더가 필요했다"...김민성 리더십에 주목한 롯데, 14년 만에 컴백 진행한 이유
━
김민성 입장에서는 14년 만의 친정팀 컴백이다. 김민성은 지난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다. 2010년 황재균과 트레이드로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다. 히어로즈 소속으로 김민성은 국가대표급 3루수로 거듭났다.
지난 2018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지만 해를 넘겨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3년 18억원 계약을 맺은 뒤 사인 앤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LG에서는 주전 3루수로 역할을 하다가 이후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통합 우승 과정에서 김민성의 공을 빼놓을 수 없었다. 전천후 자원으로 활약했다. 2루수로 280이닝, 유격수로 145이닝, 3루수로 135이닝, 1루수로 105⅔이닝을 뛰었다. 전천후 백업으로 내야진을 물샐틈 없이 책임졌고 통합 우승의 근간을 만들었다.
아울러 LG의 리더십 그룹에서 젊은 선수들을 독려하고 조언을 하면서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고 백업으로 밀려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묵묵하게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제 노장 축에 속하는 김민성이었지만 영입 기회가 오자 망설이지 않았다. 롯데는 김민성의 나이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리더십을 주목했다. 박준혁 단장은 "김민성이라는 선수의 가치는 리더십에 있다고 본다. 선수 중심의 야구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인데, 팀에서 주장인 전준우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면서 "주장 밑에서 야수들의 리더를 할 사람이 필요했다. 리그에서 김민성이라는 선수의 평가는 리더십이 뛰어나고 솔선수범하면서 후배들에게도 잘 알려주고 소통하는, 리더로서 충분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로서 전준우와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
LG 우승 근간 만든 '슈퍼백업'...롯데 뎁스 체질 개선 이끈다
━
단순히 김민성의 리더십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지난해 슈퍼백업 역할을 했던 김민성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단장은 "퍼포먼스에 대한 부분도, 최근 몇년 간 봤을 때 우리 팀의 내야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 경쟁력 없는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다"라고 강조하면서 "어느 수비 포지션에 둬도 본인의 역할을 잘 할 것이다. 공격에서도 우타자로 일발 장타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팀의 체질 개선과도 관계가 있다. 그는 "우리가 시즌을 치르면서 시즌 중간에 팀이 쳐지고 성적이 떨어지는데 결론은 팀 뎁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시즌 중간에 변수가 생겼을 때 뎁스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김민성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민성 하나의 영입으로 내야진 전체가 총성 없는 전쟁터로 변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단장은 "김민성도 경쟁을 해야 하지만 김민성이라는 선수가 오면서 1루부터 유격수까지 야수들이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강제적 리빌딩 없다"...확실하게 천명한 롯데의 노선
━
롯데는 그동안 젊은 선수들에게 먼저 기회가 주어지는 리빌딩 모드의 팀이었다. 지난해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 등 FA 3인방을 영입하면서 팀의 노선을 윈나우로 변경했지만 젊은 선수를 선호하면서 기회를 주는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이 과정이 인위적인 리빌딩 성격이 강했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 선수들이 소외됐고 또 정리됐다.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 20대 중후반~30대 초중반 나이대의 선수들이 사라지면서 고참급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팀은 하나로 뭉쳐지지 않았다.
롯데가 김민성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롯데는 더 이상의 인위적인 리빌딩은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혁 단장은 선수단의 나이대가 높아졌다는 의견에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면, 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테랑 중심, 젊은 선수 중심이 아니랄 경쟁에서 이긴 선수가 주전이 되고 중심이 되는 것이다"라면서 "강제적인 리빌딩 선호하지 않는다. 김민성이 오면서 내야진에 한바탕 경쟁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면 포지션 경쟁도 치열해지고 외야로 밀리는 선수들도 생길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감독님께서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시키고 면밀하게 판단 하실 것이다. 경쟁을 잘 이겨내면 주전으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김민성의 경쟁력이 팀에 선순환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