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과 엔진은 운명”…3시간으로 증명한 엔하이픈의 위력
“엔하이픈과 엔진은 운명입니다.”
그룹 엔하이픈(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의 두 번째 월드투어는 이 한 마디로 정리됐다. 그들과 공식 팬덤 엔진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다짐으로 이번 투어명이 왜 ‘FATE’(운명)인지 여실히 증명했다.
엔하이픈은 26일 마카오 갤럭시 아레나에서 월드투어 ‘ENHYPEN WORLD TOUR FATE’(FATE)를 개최했다. 28일까지 사흘 간 총 3만여 명의 팬들과 만난다. 당초 계획됐던 2회 공연 티켓이 빠르게 동나며 1회 공연을 추가했다. 그들을 보기 위해 마카오를 비롯해 인근 홍콩과 중국 등에서 팬들이 대거 몰렸다. 공연장 앞에서 만난 한 20대 중국인 여성팬은 “앞서 열린 타이페이, 싱가포르 공연을 줄곧 좇으니 엔하이픈과 함께 하고 있다”면서 “항상 엔진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엔하이픈의 모습에 매번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날 엔하이픈은 중세 시대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장식이 달린 순백색 의상을 차려 입고 등장했다. ‘드렁크 데이즈드’와 ‘블록버스터’로 마카오 공연의 포문을 연 엔하이픈은 “마카오에서 3일 동안 뜨겁게 놀 준비됐나요?”라고 물으며 “두 곡을 불렀는데, 시작부터 운명 임을 증명한 것 같다. 끝날 때는 더 끈끈해질 것”이라고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이 날 엔하이픈은 데뷔 앨범 ‘BORDER : DAY ONE’의 수록곡부터 최신작인 미니 5집 ‘ORANGE BLOOD’에 실린 곡까지 총 24곡으로 수놓은 세트리스트로 현지 팬들의 혼을 빼놨다.
‘피버’, ‘퓨처 퍼펙트’, ‘플릭커’ 등을 선보일 때는 얼어있던 거대한 심장이 얼음을 녹이고 불붙는 영상을 통해 그들의 열정을 드러냈다.
이후 캐주얼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엔하이픈은 ‘어텐션 플리즈’부터 ‘패러독스 인베이전’ 등을 부르며 소년의 패기와 젊음으로 무대를 수놓았다. 팬들이 흔드는 엔진봉은 각 무대의 분위기에 맞춰 파랑, 녹색, 빨강으로 변화하며 객석을 빛의 향연으로 물들였다.
각 유닛 무대는 엔하이픈의 또 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는 ‘댓 필링 웬’(That Feeling When)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선사했다. 이 때 기타를 둘러맨 제이의 라이브 연주가 돋보였다.
배턴을 이어받은 정원, 희승, 니키는 ‘몰랐어’를 역시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했다. 희승의 안정된 피아노 연주 솜씨도 감상할 수 있었다.
엔하이픈은 현지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다. 이 날 공연에서는 제이가 무라시타 고조(村下孝藏)의 ‘첫사랑’을 광둥어로 리메이크해 불렀다. 광둥어가 익숙하지 않은 제이가 민망해하며 몇 차례 다시 부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런 모습은 오히려 팬들을 열광케 했고, 팬들은 제이와 함께 이 노래를 부르며 엔하이픈과 엔진이 하나 임을 증명했다.
앞서도 엔하이픈은 ‘FATE’ 아시아 공연을 위해 특별한 무대를 준비한 바 있다. 타이베이 공연에서 David Tao의 ‘I Love You’를 불렀고, 싱가포르 공연에서는 제이의 기타 연주에 맞춰 저스틴 비버의 ‘Love Yourself’를 들려줬다. 그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현지화 전략이다.
공연장의 분위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엔하이픈은 ‘바이트 미’와 ‘스위트 베놈’으로 본 공연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달아오른 공연장의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앙코르’ 연호 속에 다시 무대에 오른 엔하이픈은 ‘원 인 어 빌리온’(One In a Billion)과 ‘카르마’로 3시간에 이르는 공연에 마침표를 찍었다.
제이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첫날부터 좋은 분위기로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 더 열심히 준비할 테니 여러분은 평생 엔진이 돼 달라. 우리는 엔진을 위한 엔하이픈이 되겠다”고 다짐했고, 성훈은 “우리의 운명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엔진과 함께라면 뭐든 행복할 것 같다”고 재차 팬덤을 향한 사랑을 고백했다.
마카오=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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