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백남준, 올해 전시 이렇다

이병희 기자 2024. 1. 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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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 '예술과 기술로 연결된 미술관'
핵심 가치로 '초연결, 유산공동체, 다성성' 설정
[수원=뉴시스] 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스틸 컷(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2024.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백남준아트센터가 '초연결, 유산공동체, 다성성'을 핵심 가치로 하는 '예술과 기술로 연결된 함께 하는 미술관'을 올해 비전으로 설정하고 관객을 만난다.

27일 백남준아트센터에 따르면 올해는 백남준의 기념비적인 위성 생방송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이 40주년되는 해다. 이 작품이 지닌 '전 지구적 소통'의 메시지와 연결된 비전으로부터 결합한 2024년 주요 전시와 사업을 시작한다.

봄을 여는 첫 전시 '일어나! 2024년이야'(2024년 3월21일~2025년 2월23일)는 백남준의 위성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계평화의 가치를 조망한다.

미디어 감시 사회를 예견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1949)에서 착안한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84년 새해 전 세계로 방송되면서 유쾌한 영향력을 확산했다. 100여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세계 각지의 춤과 노래, 시와 코미디를 뒤섞은 흥겨운 쇼는 오웰의 디스토피아가 아닌 밝은 미래에 대한 바람을 담았다.

소설 속 텔레스크린과 같은 기술 네트워크가 전체주의적 감시망이었다면 백남준에게 TV와 위성은 각 도시를 연결하고 서로 다른 시공간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었다.

전시 제목 '일어나! 2024년이야'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 라이브 퍼포먼스로 참여한 미국 밴드 오잉고 보잉고의 노래 제목 '일어나! 1984년이야'를 올해 연도로 재설정한 것이다.40년 전 새로운 기술과 감시 사회에 대응하는 방식을 점검하며 지금 2024년을 마주하게 한다.

전시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보다 입체적으로 연구·조망하며 2024년의 응답으로 행성적 연대와 평화의 가치를 환기한다. 얼터너티브 K팝 그룹 바밍타이거(Balming Tiger)가 한 뜻으로 참여해 평화의 마음을 담은 음악과 춤·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수원=뉴시스] 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스틸 컷(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2024.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날 개막하는 '빅브라더 블록체인'(2024년 3월21일~8월18일)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현대 예술을 다시 점검한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같은 가상의 디지털 환경과 인공지능으로 대두되는 기술의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오늘날,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두려움과 열광으로 엇갈리고 있다.

백남준은 1984년 1월1일이 암울한 기술문명의 미래를 예견했던 조지 오웰에게 "당신은 절반만 맞았다"라고 답할 기회로 봤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2024년, 우리도 동시대 기술환경으로부터 어떠한 미래를 읽을 수 있을지 질문해보고자 한다.

참여 작가 홍민키는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소개하며 진행하는 사회자 역할을 현재의 문화적 맥락에 맞춰 새롭게 해석한다. 조승호는 감시 초소와 안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장서영은 개인화된 멀티 채널 미디어와 '감시와 통제'의 관계를 탐색한다. 휘(WHI)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과거와 중첩되어 기시감을 불러 일으키는 상황에 대해 노래할 예정이다. 히토 슈타이얼의 '태양의 공장'(2015), 삼손 영의 '제단 음악 우유부단한 자를 위한 전례)'(2022) 등이 함께 전시된다.

가을에 열리는 'NJP 커미션'(2024년 9월12일~12월15일)은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기반으로 동시대 사회적 아젠다를 다루고 발언하는 작가를 발굴하고 신작을 제작, 전시해 미술관의 방향성을 담아낸다.

특히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에 돌아보는 기술문명과 인간의 삶과의 관계를 탐구하고 기술을 통한 소통과 전쟁이 공존하는 시대의 모순을 일별하는 예술가의 창의적인 사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3인 작가의 신작 제작 프로젝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은 올해 재개된다. 2009년부터 2021년까지 7차례에 걸쳐 백남준의 이름으로 운영된 국제예술상은 현재 국내 국공립미술관 유일의 '국제 수상' 제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시상 제도를 정비했다.

역량있는 작가의 수상과 전시를 통해 동시대 미디어 흐름을 제시해온 예술상은 올해 예술상 수상 작가를 선정하고 내년 수상자 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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