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일에 협력한 것 기억해야"… 이탈리아의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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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 하면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 두 나라를 떠올리는 이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파시스트 집권기의 이탈리아도 2차대전 당시 독일, 일본과 동맹을 맺고 추축국(Axis Powers)의 일원으로 전쟁에 뛰어들었다.
2차대전 당시 파시스트 정권이 지배하던 이탈리아가 홀로코스트를 저지른 나치 독일과 함께한 역사를 떠올리고 고개를 숙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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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법 만들어 유대인 학살에 일조"
2차대전 때 연전연패 거듭 후 조기 항복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 하면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 두 나라를 떠올리는 이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파시스트 집권기의 이탈리아도 2차대전 당시 독일, 일본과 동맹을 맺고 추축국(Axis Powers)의 일원으로 전쟁에 뛰어들었다. 일찌감치 미·영 연합군에 항복해 전장을 떠나긴 했으나 현대 이탈리아에서 과거 ‘흑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움직임이 계속되는 이유다.
이날 마타렐라 대통령은 추모 연설에서 “파시즘 치하의 이탈리아가 비열한 인종차별법을 채택해 유대인 체포와 추방, 심지어 학살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차대전 당시 파시스트 정권이 지배하던 이탈리아가 홀로코스트를 저지른 나치 독일과 함께한 역사를 떠올리고 고개를 숙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는 1922년 베니토 무솔리니가 이끄는 파시스트당이 정권을 잡았다. 파시스트당은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정당으로 이탈리아가 식민지를 비롯해 영토를 넓히고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해 과거 로마 제국의 영광을 재현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1936년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침략해 정복하고 이 나라를 식민지로 삼았다. 국제연맹(오늘날 유엔의 전신)이 이탈리아를 규탄하자 무솔리니는 국제연맹 탈퇴로 맞대응했다. 1939년에는 알바니아가 이탈리아의 보호국이 되었다.
1937년 독일, 일본과 동맹 조약을 체결한 이탈리아는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2차대전이 발발한 직후 독일 편에 서는 대신 관망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다가 1940년 프랑스가 독일과의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비로소 프랑스 및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고 전쟁에 나섰다.
1945년 종전 후 이탈리아는 연합국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독일, 일본과 마찬가지로 패전국의 처지가 되었다. 다만 일찍 항복한 점 등이 참작돼 전후 처리에서 독일, 일본보다는 훨씬 더 관대한 처분을 받았다.
이날 마타렐라 대통령은 과거사를 반성하는 뜻에서 반(反)유대주의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 1200여명을 살해하고 약 230명을 인질로 붙잡아 하마스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끌고 간 것에 대해 “홀로코스트의 끔찍한 공포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의 위험한 편견이 통제나 절제 없이 소셜미디어(SNS)에 의해 강화되고 있다”며 “이탈리아는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어떠한 위협, 협박, 괴롭힘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모 행사에는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운영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생존자인 93세의 사미 모디아노 등이 참석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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