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김태형도 아쉬워했다…'상무 입대' 앞둔 한동희 "22년 4월처럼" 그렇기에 더 남달랐던 각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2년 4월의 성적, 내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2024시즌 국군체육부대(상무) 지원 현황을 공개했다. 롯데의 발표에 따르면 한동희와 이태연, 이진하가 군 입대 서류를 제출한 상황. 1~2월 중 서류 합격 발표자가 나오면, 2월 체력 평가를 진행하고, 3월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 후 6월 중 입대하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한동희 일 수밖에 없다. 모든 선수들이 팀 입장에서는 소중한 존재들이지만, 한동희는 그 중에서도 롯데가 '애지중지' 하는 선수다. 한동희는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희가 '포스트 이대호'로 불린 이유이기도 하다.
한동희는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 합류, 차곡차곡 경험을 쌓았다. 데뷔 초반에는 고교시절의 명성에 비해서는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한동희가 조금씩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2020년이었다. 당시 한동희는 135경기에 출전해 128안타 17홈런 67타점 62득점 타율 0.278 OPS 0.797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고, 본격 '주전'으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좋은 흐름은 이어졌다. 한동희는 2021시즌에도 17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타율 0.267 OPS 0.807의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커리어하이' 시즌이 찾아왔다. 한동희는 2022시즌 4월 24경기에 출전해 무려 38안타를 몰아치는 등 7홈런 22타점 타율 0.427 OPS 1.249로 폭주하는 등 생애 첫 '월간 MVP' 타이틀을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고, 그해 129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4홈런 65타점 타율 0.307 OPS 0.817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한동희는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강한 타구를 날리는 타자로 정평이 나 있는 선수. 타구 발사 각도만 높이면 더 많은 홈런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2023시즌 변화를 가져갔다. 그런데 이 변화가 패착이 됐다.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으나,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에는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슬럼프가 길어지자 특유의 밝은 표정도 점점 어두워져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희에게 포기는 없었다. 한동희는 정규시즌 마지막 달이었던 10월 타율 0.308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시즌을 마쳤고, 최근에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前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와 함께 훈련하는 시간을 갖는 등 2024시즌을 위해 쉴 틈 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렇다면 엄청난 비용을 들여 반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동희가 지금 이 시점에 군 입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롯데와 한동희는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군 입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었다. 향후 나고야 아시안게임(AG) 등을 통해 병역 혜택을 노려볼 수 있지만, 6월 군 복무를 시작하게 될 경우 2026시즌 개막전에는 복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병역 문제를 해결한 뒤 홀가분한 마음에서 한동희가 재능을 더욱 폭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롯데는 한동희와 군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공백에 대한 준비도 해왔다.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안치홍은 물론 한동희가 군에 입대할 수도 있다는 계산을 바탕으로 2차 드래프트에서 최항과 오선진을 영입했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민성까지 품에 안았다. 롯데 입장에서는 한동희의 공백이 뼈아플 수밖에 없지만, 조금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대응책을 마련했다.
한동희도 갑작스럽게 입대를 하게 될 상황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저 풀이 죽어있지는 않았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한동희는 군 입대 소식에 대해 "사실 많이 아쉽다. 김태형 감독님께서도 많이 아쉬워하셨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입대를 하게 되면 2026년 스프링캠프 때부터는 팀에 합류할 수 있다"고 군 입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계속해서 한동희는 "물론 시즌 중에도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군 복무에 대해서는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자세하게 대화를 했는데, 지금이 타이밍적으로 가장 괜찮다고 생각해서 결정을 내리게 됐다. 적기였다"고 설명했다.
군 입대를 앞두게 됐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한동희는 2024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오는 31일 괌으로 떠난다. 그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심경의 변화가 있다면, 시즌 중 팀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더욱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한동희는 "미국에서 훈련에 대한 결과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트레이닝 과정이 너무나 좋았다. 이번 비시즌 힘을 쓰는 방법도 많이 배웠고, 확신도 생겼다"며 "어차피 입대는 6월에 하는 것이 아닌가. 그전까지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성과를 내고 싶다. 입대까지는 두 달이 넘는 시간이 있는데, 2022년 4월에 냈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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