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는 언제부터 웃겼을까···'밤피꽃'으로 본 '이하늬표 코미디'[현혜선의 시스루]

현혜선 기자 2024. 1.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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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흥행 잇는 MBC 사극
돌아온 코믹퀸 이하늬의 열연 돋보여
[서울경제]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밤에 피는 꽃' 스틸 / 사진=MBC

코믹퀸 배우 이하늬가 '밤에 피는 꽃'으로 돌아왔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하늬는 코미디라는 제 몸에 꼭 맞은 옷을 입고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의 열연에 힘입어 시청률은 두 자릿수를 넘기면서 작품은 흥행 중이다. 이하늬 표 코미디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여화는 혼례 당일 신랑이 죽어 초례도 치러보지 못한 채 망문 과무가 됐다. 대문 밖 세상은 언감생심, 죽은 지아비를 위해 곡을 하거나 내훈 등을 필사하는 게 일상이다. 그런 그에게 은밀한 비밀이 있다. 밤이 되면 복면을 쓴 채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찾아 담을 넘는다는 것. FM 금위영 종사관 수호를 만나기 전까지 여화의 이중생활은 완벽했다. 수호와 엮인 후 이상하게 일이 꼬이고, 사사건건 가는 곳마다 그와 부딪히게 된다.

MBC 금토극은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밤에 피는 꽃'까지 사극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사극들은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MBC에 기분 좋은 금요일과 토요일을 가져다 주는 중이다. '연인'은 지난해 12.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거뒀고,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했다. 여기에 첫 방송된 지 3회 만에 두 자릿수를 돌파한 '밤에 피는 꽃'이 합류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중이다.

'밤에 피는 꽃' 스틸 / 사진=MBC

◇인간 분무기까지···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 = '밤에 피는 꽃'이 MBC 사극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중심에는 이하늬가 있다. 여화의 코믹 장면은 매화 화제되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화는 당상관 부인들의 모임인 모란회 부인들 앞에서 난을 치게 됐는데, 소질이 전혀 없었지만 부인들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탓에 붓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는 손을 벌벌 떨며 긴장한 것도 잠시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과한 액션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여화의 현란한 다듬이질 장면도 화제였다. 입에 물고 있던 물을 허공에 시원하게 분사하고는 수호와의 얽힌 일들을 떠올리며 분노의 다듬이질을 하는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안겼다.

남장을 한 모습도 웃음을 선사했다. 여화는 인신매매 당한 아이들을 찾아내기 위해 남장을 감행하고 여각에 숨어들었다. 완벽하게 선비로 변신한 그는 외모뿐만 아니라 능글미 가득한 캐릭터의 면모를 맛깔나게 살렸다. 특히 자신의 정체를 들킬 뻔한 상황에서도 술에 취한 척 재치를 발휘하는 등 위기 상황을 모면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이하늬 덕에 웃는다", "코미디는 역시 이하늬"라는 반응을 쏟았다.

'밤에 피는 꽃' 스틸 / 사진=MBC

◇이하늬 표 코미디의 매력은 무엇인가 = 이하늬가 코미디로 주목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 미스코리아 진으로 얼굴을 알린 이하늬는 데뷔 초 서울대 출신이라는 학벌과 도회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그런 그녀의 이미지를 코믹으로 바꾼 작품은 지난 2019년 천만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이다. 이하늬는 이 작품을 통해 코미디 연기를 제대로 선보였고,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같은 해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한 SBS '열혈사제'를 통해 또 한 번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며 '코믹퀸'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21년에는 드라마 '원 더 우먼'에 출연해 1인 2역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며 최고 시청률 17.8%를 이끌었다.

이처럼 코미디 장르와 만나면 시너지를 내는 이하늬다. 이하늬의 코미디가 통하는 이유는 그가 갖고 있는 고유의 에너지 덕이다. 시원한 발성 속 통쾌한 매력,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표정 연기, 맛깔나는 대사 표현 등이 코미디와 어우러져 빛이 난다. 그 안에는 당당한 여성의 모습이 있다. 코미디 연기를 하면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주체적이고 당당하다. 자칫 망가지는 연기가 불쾌감을 자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하늬의 중심에 자신감이 있기에 시청자들은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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